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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관객이 토론으로 완성하는 공연, 시청자가 결말을 직접 선택하는 영화까지. 최근 적극적으로 관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새로운 ‘인터랙티브(interactive) 콘텐츠’가 인기몰이 중이다. ‘인터랙티브 콘텐츠’는 이용자의 선택에 따라 전체적인 진행 방향이나 결말이 달라지는 콘텐츠를 말한다.
1990년대 인기 예능 프로그램이었던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코너 중 ‘인생극장’ 역시 인터랙티브 콘텐츠의 한 예다. 방송인 이휘재가 “그래! 결심했어”를 외치며 결말이 달라지는 두 개의 에피소드를 매주 공개하는 포맷으로 뜨거운 인기를 누렸다.
디지털을 만난 최근의 ‘인터랙티브 콘텐츠’는 이전보다 더 참신하고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달 초 개막한 이후 오픈런으로 공연을 이어가는 ‘나만빼고’는 관객과 카카오톡으로 대화하는 공연이라는 설정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이달 초 열린 그룹 에픽하이의 ‘현재 상영 중 2019’는 영화나 드라마를 패러디한 6가지 테마에 따라 관객들이 보고 싶은 주제를 직접 선택하면 에픽하이가 그 결과에 따라 공연을 준비한다.
넷플릭스의 인터랙티브 영화 ‘블랙미러: 밴더스내치’는 이용자가 선택하는 수많은 결정에 따라 결말이 달라진다. 주류 브랜드 카스는 유튜브와 손잡고 배우 최우식을 주연으로 내세운 첫 인터랙티브 영화 ‘아오르비’(AORB·A or B를 선택하라는 뜻)를 제작했다.
인터랙티브 콘텐츠는 동영상과 게임, SNS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 사이 출생한 사람들)를 집중 공략한다. 실제 해당 콘텐츠를 이용하는 사람들 중에는 2030 세대가 많다. 개성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이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맞춤형 콘텐츠들이 나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밀레니얼과 함께 일하는 법’의 저자인 이은형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는 밀레니얼 세대가 ‘재미’와 ‘의미’ 둘 다 놓치지 않으려 하고 소유하기 보다는 공유하는 삶을 살며, 혼자 살면서도 남들과 협업은 잘하는 세대라고 정의한다. 이 교수는 “밀레니얼 세대는 개인의 선택의 자유를 중시하고 서로 취향이 다르다는 것을 존중한다”며 “이들의 취향을 얼만큼 사로잡는지가 콘텐츠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