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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갤러리] 영월 땅 영월 나무…백중기 '나무야'

오현주 기자I 2019.07.26 00:45:00

2018년 작
고향인 강원 영월 자연풍경 담는 작가
대나무 깎아 총총 찍어낸 점묘법으로
서정성 배가하는 특유의 거친 질감 내

백중기 ‘나무야’(사진=아트필드갤러리)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작가 백중기(58)는 강원의 자연을 옮겨낸다. 콕 찍어내자면 고향 영월이다. 집도 그리고, 산도 그리고, 봄꽃도 그리고, 낮달도 그린다. 간혹 영월을 떠나 스케치여행도 하는가 보다. 제주 항구도 보이고 통영 동피랑도 보인다.

그럼에도 유독 작가가 마음을 쓰는 건 나무다. 한여름 무성한 푸름을 뒤집어쓴 넉넉한 나무는 또 아니다. 찬바람 막느라 제 껍질까지 다 벗겨 낸 고독한 나무가 자주 등장한다. 그래도 늘 어느 곁에 우직하게 서 있다. 집 곁에, 동네 곁에, 달 곁에. “세상이 소멸한다면 그건 사람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나무가 더 이상 자라지 않기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나무야’(2018) 역시 어느 마을을 지키고 선 고목일 거다. 투박하다 못해 거친 질감은 서정성을 배가하는 작가 특유의 기법. 대나무를 깎아 만든 붓 아닌 붓으로 촘촘히 찍어내는 점묘법이다. 촘촘해도 허전하다. 그저 이른 계절 탓이려니 하지만 잎 한쪽 붙여내지 못한 고단함이 잡히는 건 어쩔 수가 없다.

8월 17일까지 서울 영등포구 선유서로 아트필드갤러리서 사진작가 이흥렬과 여는 2인전 ‘예술이 된 나무 이야기’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아크릴. 65.1×50㎝. 작가 소장. 아트필드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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