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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주주 지분율이 낮으면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거나 기업사냥꾼의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최대주주 변경을 공시한 코스닥 상장사 중 절반이 최대주주 지분이 10%에도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중 적지 않은 종목이 거래정지, 투자주의환기종목 등에 지정된 상태로 실적도 부진했다.
◇ 데코앤이·에아이아비트 등 최대주주 변경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최대주주 변경을 공시한 코스닥 상장사는 10곳이다. 이중 에이아이비트, 데코앤이, 포스링크, 경남제약 등 4곳은 2016년 9월 이후 2차례 이상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디스플레이 검사장비업체인 에이아이비트(039230)는 지난달 28일 3자 배정 유상증자에 따라 최대주주가 기존 박준일 대표(5.03%)에서 한승표 리치앤코 대표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한승표 최대주주의 지분율은 7.26%에 그친다. 에이아이비트는 2016년 9월 이후 최대주주가 3차례나 바뀌었다.
여성복 제조업체 데코앤이(017680)는 5월 7일 최대주주가 스타캠프202(1.67%)에서 웰컴코퍼레이션(4.13%)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그나마 웰컴코퍼레이션은 지분 4.13%를 확보했지만 이전 최대주주인 스타캠프202의 지분율은 고작 1.67%에 불과했다. 최대주주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수준의 지분율이었던 셈이다.
포스링크(056730)는 지난달 2일 기존 최대주주인 카일앤파트너스(10.28%)가 지분 6%를 퀸버인베스트먼트 제1호 사모투자합자회사에 매각해 최대주주가 퀸버인베스트먼트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토필드(057880) 역시 필로시스생명과학이 7.21%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변경됐다.
이들 기업 상당수가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았거나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돼 상장 유지 기로에 서 있다. 일부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감자를 추진 중이기도 하다.
데코앤이는 지난 3월 21일 감사의견 ‘거절’로 인해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기업심사위원회에서 2020년 4월 9일까지 개선기간을 부여했고, 감자를 추진 중이다. 포스링크 역시 사업보고서 감사의견 거절로 매매거래가 정지됐고, 내년 4월 9일까지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
휴대폰 관련 부품업체인 삼우엠스(082660)는 최대주주가 백광열씨로 변경됐지만, 제 3자배정 유상증자 철회로 불성실공시법인에 지정됐다. 회사측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5대 1 감자를 계획하고 있다.
데코앤이, 포스링크, 경남제약은 현재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지난달 7일 한국거래소는 데코앤이, 포스링크, 경남제약 등 28곳을 투자주의 환기종목에 신규 지정했다.
◇ 5월 최대주주 변경 상장사 90% 1분기 ‘영업손실’
지난달 최대주주 변경을 공시한 코스닥사 대다수가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실제 10개사 중 지난 1분기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한 곳은 아이즈비전(031310) 단 한 곳에 그친다. 나머지 9곳은 모두 1분기 영업손실이 지속되거나 적자전환했다.
에이아이비트는 지난 1분기에 1212만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적자전환했다. 경남제약도 1분기에 1억6478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센트럴바이오(051980)는 6억6483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전년보다 적자 폭을 확대했다.
포스링크는 1분기에만 14억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을 기록, 적자가 확대된 상태다. 토필드는 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아이엠(101390) 역시 11억3000만원이상 적자를 기록하며 영업손실이 이어졌다.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기업들은 한번 주인이 바뀌면 단시일 내에 또 손바뀜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화진(134780)과 아이엠텍(226350)은 지난 2016년 9월 이후 최대주주가 6번이나 바뀌었다. 두 기업의 지난해말 최대주주 지분율은 각각 4.16%, 6.59%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인터불스(4.59%)·디지탈옵틱(5.84%)·지와이커머스(9.56%)는 각 4차례, 퓨전데이타(8.21%)·유테크(9.05%)·지투하이소닉(9.78%)·한류AI센터(10.08%)은 각 3차례 최대주주가 바뀌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가총액이 크지 않아 몸집이 가벼운 코스닥 상장사들의 최대주주 변경은 눈여겨 봐야 한다”며 “특히 10% 미만의 지분 취득으로 최대주주가 될 수 있는 종목은 상대적으로 작전세력 등에 쉽게 노출될 수 있어 투자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다른 관계자는 “실적이 좋은데도 최대주주 지분율이 매우 낮은 종목은 드물다”며 “단기투자보다 실적 등 펀더멘털을 보고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