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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투자 경보음]①금융위기 이후 투자의 신천지 부상

송길호 기자I 2019.02.06 05:30:00

금융위기 이전엔 일부 혁신 투자자들만의 비밀병기
위기 후 성장정체, 변동성 심화...투자대안 급부상

[이데일리 송길호 기자] 글로벌 경기의 상승세 둔화, 시중 유동성 축소, 시장의 변동성 심화…. 글로벌 투자환경이 급변하면서 기관투자자들의 자산포트폴리오 재편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투자의 신천지로 떠오른 대체투자(Alternative assets)분야에 올해도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이 러시를 이룰 것으로 보여 그 파장에 관심이 모아진다.

전문가들은 대체투자 분야의 성장성에 주목하면서도 자금투입이 무분별하게 이뤄질 경우 버블 가능성이 있다며 투자과열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하고 있다. 이미 경제의 성장세 둔화, 유동성 축소 기조속에 기초자산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일부 자산은 고평가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전통자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투자대안으로 부상했던 대체투자가 저성장, 변동성 심화라는 불확실한 투자환경속에서도 지속적인 성과를 낼지 의문이다. 그동안 풍부한 유동성의 힘으로 옥석 구분 없이 성과를 냈던 대체투자분야는 ‘물’(유동성)이 점차 빠지는 올해를 분기점으로 본격적인 성패가 가려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예일대학 전경
미국 예일대 기금은 지난 30년여간 대학기금중 최고의 실적을 자랑한다. 운용자산 300억달러, 하버드대 기금에 이어 두번째 규모인 이 기금은 지난 20년간 연평균 11.8%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견인차는 대체투자였다. 기관투자의 선구자로 불리는 기금운용책임자(CIO) 데이비드 스웬슨이 일찌감치 대체투자분야의 성장성에 눈을 뜬 결과다. 대체투자 개념조차 불분명했던 1990년대초 그는 이미 운용자산의 3분의 1을 사모주식(PE)· 벤처캐피탈(VC)· 부동산 ·석유 등 대체자산에 집중 투자했다. 이를 통해 대체투자분야에서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까지 연평균 20%의 기록적인 수익률을 달성하게 된다. 예일대 기금은 올해도 운용 자산의 55.5% 를 대체 자산에 집중 투입할 예정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만해도 대체투자는 일부 혁신적인 투자자들의 전유물이었다. 예일대 기금처럼 일부 선구적인 투자자들만이 그들만의 노하우로 그들만의 네트워크를 통해 그들만의 리그에서 대체투자를 비밀병기로 활용했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흐름이 달라졌다. 저성장 저금리기조가 뉴노멀(new normal)로 정착되면서 주식 채권 등 기존 자산만으로는 기대수익률을 달성하기 어려워졌다. 그 결과 PE는 물론 부동산 인프라 등 리스크를 줄이면서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각종 대체자산이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여기에 예일대 기금 등 대체투자의 성공스토리가 확산되면서 대체투자는 일대 붐을 이루게 된다. 국부펀드나 연기금 등 시장의 ‘큰 손’ 중심으로 대체자산에 자금이 경쟁적으로 몰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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