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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사 5년만에..우리카드 첫 희망퇴직 추진

유현욱 기자I 2018.08.30 05:00:00

정원재 사장 "경영 어려워 불가피"
노조도 "여건 어려운 데 일부 공감"
他카드사에 옮겨 붙을라 예의주시
분사 후 최대규모 100명 신규채용

우리카드 본사 전경. (사진=우리카드)
[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수익성 악화에 허덕이는 신용카드사들이 인력구조조정 카드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우리카드 노사는 우리카드가 2013년 4월 우리은행에서 분사한 지 5년 만에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논의하며 불을 댕길 전망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장경호 우리카드 노조위원장은 “지난 5월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과 만난 자리에서 ‘어려운 경영 여건에 비춰 희망퇴직 실시가 불가피하다’는 사측 입장을 전달받았다”고 전했다. 이에 장 위원장은 ‘인원 편성(TO)이나 특정 직군을 정하지 않고 문자 그대로 희망에 따른다는 조건이 충족한다면 사측 입장에 일정 부분 공감한다’는 노조 측 견해를 피력했다.

장 위원장과 정 사장이 배석 없이 일대일로 만난 이 자리는 우리카드가 2014년 출범 이후 최초로 외부 전문컨설팅업체를 통해 5년간의 조직 효율성 등을 평가받은 때와 시기적으로 맞물린다. 금융권 특유의 상후하박형 인적구조 개선 필요성이 컨설팅 보고서에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출범한 지 만 5년을 맞는 신생카드사이지만 우리카드는 역시 우리은행 출신 고임금 중간 관리자가 적잖다. 이들이 제2의 인생을 살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청년 일자리 창출 필요성도 제기됐다.

희망퇴직에 부정적인 우리카드 노조 분위기가 바뀐 것은 잇따르는 카드사 수수료 인하 정책으로 장기적인 불황 초입에 들어섰다는 인식에서 비롯했다. 장 위원장은 “노사는 카드사가 존폐 갈림길에 섰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산별 임금단체협상 결과가 도출되는대로 희망퇴직 대상, 보상방안 등을 심각하게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우리카드를 시작으로 연내 인력구조조정이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우리카드뿐만 아니라 전(全) 카드사들이 동일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희망퇴직 불똥이 언제든지 옮겨붙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카드사 노조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희망퇴직에 반대하지만, 사측 요구를 조합원에 전달해 응할 수 있다고 한다면 받아들이지 못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 특히 ‘카드수수료 종합개편방안’이 발표되는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사측이 강하게 인력구조조정을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비효율적인 인적구조와 수수료 인하 압박으로 인한 감원 추세는 통계로도 확인할 수 있다. 비씨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 카드사 임직원 수는 지난 6월 말 기준 총 1만1649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1만1874명)보다 225명이 줄었고 2015년(1만3115명)과 비교하면 1466명이나 감소했다. 중소·영세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전후한 2015년 말과 2016년 초에 감원 규모가 컸던 것이다.

한편, 우리카드는 올 하반기 희망퇴직 실시 여부와 관계없이 분사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인 100명을 신규 채용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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