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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는 누구에게나 중요하면서도 예민한 문제다. 직장생활도, 결혼생활도, 그리고 학창생활도 모든 것이 사람들과의 관계에 따라 추억의 희비가 엇갈린다. 누구에게는 행복한 추억이었던 기억이 다른 누군가에는 아픔으로 다가온다. 특히 성인이 되기 전 청소년기의 인간관계는 더욱 민감하다. 가치관이 확실히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너무나 쉽게 타인의 마음에 상처를 내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창시절이야말로 한 사람의 인생을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시기다.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학교에서 친구들과 보내면서 처음으로 사회를 경험하는 차원에서다. 때문에 이 시기에는 부모 외에 자신을 알아봐주고 좋아하는 ‘친구’라는 존재가 매우 중요하게 다가온다.
투믹스 웹툰 ‘어항 속 꽃밭’은 이같은 학창시절 친구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반에서 왕따가 된 주인공 연희가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면서 변화하는 모습을 그렸다. 웹툰 속에서 연희는 자신을 유독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은비 때문에 늘 혼자다. 교내에서 단 한 명의 친구도 없다. 이야기는 이런 연희의 앞에 전학생 은규가 나타나면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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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를 눈엣가시로 여기는 또 다른 여고생 은비는 일부러 연희에게 상처주는 말로 공격한다. 연희는 이 사건으로 친구들에게 피해가 갈까봐 잠시 친구들을 멀리한다. 하지만 소꿉친구인 보경으로부터 진심 어린 조언을 듣고 용기를 얻어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는 자신의 상황을 고백한다. 그리고 이야기는 왜 그가 따돌림을 당할 수밖에 없었는지 과거로 돌아간다.
웹툰 속 캐릭터들의 심리 묘사는 기대보다 깊지는 않다. 다소 직선적인 작화가 캐릭터들의 세밀한 심리 묘사를 100% 끌어올리지 못한 측면이 있다. 다만 학창시절의 왕따 이야기를 어둡지 않게 힐링 스토리로 풀었다는 점에서 눈길이 간다. 이 작품은 실제 너무 어둡지도 너무 가볍지도 않다. 웹툰을 그린 윤지은 작가(필명 노마)의 자전적 경험이 스토리에 담겨 고등학생들의 주된 관심사를 잘 표현했다.
‘어항 속 꽃밭’은 윤 작가의 공식 데뷔작이다. 윤 작가는 데뷔 전까지 네일아티스트였던 독특한 경력이 있다. ‘어항 속 꽃밭’의 구상을 고등학교 1학년 말쯤부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작가는 자신을 포함한 또래 친구들이 항상 관계를 고민했고 그 과정에서 상처도 많이 받는 것을 보며, 첫 작품은 반드시 학원물을 그리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한편 ‘어항 속 꽃밭’은 투믹스에서 매주 수요일 연재 중이다. 현재 시즌 2가 진행 중이며 51회까지 연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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