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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자동차 청산이냐, 회생이냐…연휴뒤 구조조정 '태풍'

박종오 기자I 2018.02.17 06:00:00
지난해 12월 말 경남 통영시에 있는 성동조선해양 작업장이 텅 비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설 연휴 직후부터 국내 경제계에 구조조정 바람이 거세게 불 전망이다. STX조선해양·성동조선해양 등 중소 조선사 처리 방안을 결정할 외부 컨설팅 결과가 나오고, 한국GM 구조조정도 이달 말을 시한으로 논의가 급물살을 탈 예정이어서다. 지역 사회 경제와 적지 않은 일자리가 걸린 문제인 만큼 사회적 갈등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STX조선과 성동조선 구조조정 방식을 결정하기 위한 회계법인 컨설팅 결과가 이르면 연휴 뒤 또는 그 다음주쯤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보고서가 거의 마무리됐다”면서 “현재 회계법인이 최종 보완 작업을 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앞서 작년 말 조선업 전망 및 STX조선·성동조선 처리 방안 등을 결정하기 위해 삼정KPMG 회계법인에 컨설팅을 의뢰했다. STX조선과 성동조선 모두 회사 청산 가치가 존속 가치보다 높게 나왔었다. 그러나 새 정부 들어 구조조정 과정에서 재무적 관점뿐 아니라 조선업 업황 전망, 해당 조선사의 중요도 및 비중, 생존 가능성 등 산업적 측면을 함께 고려하겠다며 재실사를 벌이기로 한 것이다.

정부는 컨설팅 결과가 나오면 산업경쟁력강화관계장관회의 등을 열어 두 기업의 구조조정 방안을 최종적으로 확정할 계획이다. 3월에는 산업 육성에 초점을 맞춘 ‘조선업 혁신 성장 방안’ 발표가 예정돼 있는 만큼 그 전에 문제 기업 청산 및 회생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한 경제부처 관계자는 “컨설팅 결과 STX조선과 성동조선을 청산하는 게 낫다고 나오더라도 정부 회의 과정에서 결정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인력 규모나 보수 등의 측면을 볼 때 두 회사가 지금 상태로 생존 방안을 모색하긴 어렵다”고 귀띔했다. 정부가 양대 조선사 회생을 결정하더라도 추가 인력·설비 감축 등 고강도 자구 노력을 요구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GM 전북 군산 공장 입구 (사진=연합뉴스)
정부로서는 STX조선·성동조선보다 한국GM 구조조정이 더 난제다. 한국GM이 군산 공장을 오는 5월 말까지 폐쇄하기로 하고, 2월 말까지 정부가 한국GM 지원을 결정하지 않을 경우 GM의 한국 시장 전면 철수도 고려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아서다. KDB산업은행의 한국GM 유상증자 참여 등 공적 자금 투입 여부를 결정하기도 쉽지 않은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한국GM이 디트로이트로 돌아올 것”이라고 거들면서 구조조정 논의는 한·미 통상 관계까지 엮인 고차 방정식으로 비화하고 있다.

지난해 매각이 무산된 금호타이어 구조조정도 여전히 현안이다.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지난달 1조3000억원 규모 차입금 상환 만기를 내년 1월까지 1년 연장하기로 하며 금호타이어 노사가 이달 말까지 임금 삭감, 인력 감축 등 회사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안 마련에 합의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을 달았다. 그러나 노조가 자구안에 반대하며 협상에 진척이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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