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분석 시스템 정도가 아니라 마케팅과 인프라, 투자 등 전사적으로 활용할 ‘통합 데이터 정책(Data Policy)’를 만들고, ‘통합 데이터 관리 시스템’과 ‘통합 분석 활용 플랫폼(오션, Ocean)’을 구축 중이다. 이를 위해 올해 1월, 해당 업무를 총괄할 데이터사이언스본부(본부장 이철행)를 발족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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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텔레콤에서의 경험 덕분에 시행착오를 줄여 3년 예정 프로젝트를 2년으로 단축할 수 있었다”면서 “사장님께 데이터나 IT투자의 통제권한을 주세요라고 했고, 사장님이 적극적으로 호응해 주셨다”고 했다.
SK브로드밴드는 여타의 미디어 서비스 회사들처럼, ‘고객 추천 영상’이나 ‘콘텐츠 구매’ 정도에만 데이터 분석을 활용하고 있었다. 그런데 프로젝트가 완료되는 내년 하반기부터는 ‘데이터 경영’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회사가 만들려는 통합데이터시스템은 고객식별데이터와 비식별 데이터를 모두 활용하는 ‘빅데이터’ 분석에 기초한다. 표준인터페이스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데이터 저장소를 거쳐 분석하고 관리하며 다시 피드백을 받아 이를 경영 전반에 활용하는 것이다. 소스부터 분석, 피드백까지 한꺼번에 이뤄지는 건 최초다.
◇데이터 전문가, 데이터 사관학교 만든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시스템과 정책을 갖고 있어도 직원들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이철행 본부장은 “전 직원 1박2일 교육을 했고, 데이터 활용이 많은 부서의 14개 팀을 뽑아 하반기에 심화교육을 하고 있다”며 “14개 팀이나 통계학과 출신 등 데이터 활용이 뛰어난 구성원들은 데이터 전문가(Data Expert)로 키울 예정이고, 2019년부터는 ‘데이터 사관학교’도 만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데이터 전문가들은 주로 대리·과장급 직원들이고, 데이터 사관학교는 데이터를 많이 쓰는 부서의 직원들을 데이터사이언스본부에 파견보내 교육을 진행한 뒤 다시 현업 부서로 돌려보내는 컨셉이다.
데이터 경영이 일상화되면 근무환경은 어떻게 달라질까.
이 본부장은 “지금은 대부분 데이터를 엑셀로 분석하는 수준이나 통합 분석 활용 플랫폼인 오션을 쓰면 내가 분석하고 싶은 데이터를 드래그앤 드롭으로 끌어오면 자동 분석돼 나오니 훨씬 편해진다”며 “어떤 데이터인지 헷갈리면 메타데이터(데이터에 대한 설명데이터)를 선택해 볼 수 있고, 직원들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초·중·고급의 33개 과정을 만들어 배울 수 있게 했다”고 소개했다.
데이터의 지나친 활용이 개인정보를 침해할 우려는 없느냐에 대해선 “모든 새로운 기술은 동전의 양면처럼 선의로 쓰일 수도 악의로 쓰일 수도 있다”며 “기술을 공공의 이익 증대를 위해 어떻게 잘 쓸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빅데이터도 마찬가지다. 비식별조치 가이드라인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