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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있고 또 아름답다 조선의 공예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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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운 기자I 2016.12.12 05:00:00

혜곡 최순우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전
가나아트센터 '조선공예의 아름다움'
15일부터 내년 2월 5일까지 656점 선보여

18세기 만든 것으로 추정하는 ‘화각장생문함’(사진= 가나아트센터)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혜곡은 고물 취급받던 공예품을 고미술의 반열에 올려놨다.”

가나문화재단이 오는 15일부터 내년 2 월 5일까지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혜곡 최순우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전: 조선 공예의 아름다움’을 연다. 이번 전시는 미술사학자이자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지냈던 혜곡 최순우(1916~1984)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41년 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한국민예미술대전’을 재연하며 최순우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마련했다.

개성 출신의 최순우는 한국미의 아름다움을 발굴하고 이론적으로 정리하는 데 평생을 헌신했다. 또한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 등의 서적으로 한국미의 특성을 대중들에게 쉽게 전하는 데도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이런 최순우의 철학을 집대성한 전시로는 1975년 ‘한국민예미술대전’을 꼽는다.

당시 국립중앙박물관장이던 최순우는 새마을운동과 도사화·산업화의 여파로 시골농가 등에서 고물로 취급받던 세간 중 특유의 눈썰미로 찾아낸 미적 가치가 높은 공예품으로 대규모 전시를 열었다. 미술계는 ‘한국민예미술대전’ 이전만 해도 서화·도자기만을 고미술작품으로 꼽았다. 그러나 ‘한국민예미술대전’ 이후에는 고물 혹은 골동품이라 불리던 조선의 공예품도 ‘문화재급’으로 격상했다. 쓰기 편하면서도 저마다 예술적 감각이 스며있는 공예품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했기 때문이다.

전시에 앞서 만난 김형국 가나문화재단 이사장은 “비상한 안목을 가진 혜곡은 ‘한국민예미술대전’을 통해 고물을 고미술의 반열에 올려놨다”며 “이번 전시도 혜곡이 그랬던 것처럼 조선공예의 아름다움을 소개하는 데 역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이번 전시는 ‘한국민예미술대전’ 당시 최순우를 도와 전시를 준비했던 박영규 용인대 명예교수가 총괄했다. 박 명예교수는 개인소장가들이 가지고 있던 18세기와 20세기 초 공예품 가운데 한국적 조형미가 뛰어난 463종 656점을 모았다. 덕분에 전시한 공예품은 사대부 집안에서 쓰던 ‘나전모란당초문상자’ ‘화각장생문함’ ‘철제은입사손화로’ 등 조선 장인의 예술적인 손길이 느껴지는 ‘명품 공예품’부터 평민의 집에서 썼을 것으로 추정하는 ‘옹기동이’ ‘목항아리’ ‘철대촛대’ ‘곱돌약주전자’ 등 쓸모 있고 아름다웠던 조선 후기 공예품을 망라했다.

박 명예교수는 “공예품의 가치는 미학적인 아름다움 외에도 일상에서 생활용품으로 실용성이 높다는 점에 있다”며 “전시를 위해 모은 작품을 규방과 부엌, 사랑채 등 옛 선조가 생활했던 공간에 맞게 분류해 선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혜곡은 조선시대 공예의 높은 미의식과 풍부한 공예 소재를 일찍이 인식하고 이를 대중과 학계에 알리는 데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며 “혜곡에게 배운 것이 이후 조선시대 공예품을 대하는 근본과 척도가 됐다”고 강조했다.

19세기 제작한 것으로 추정하는 ‘곱돌약주전자’(사진=가나아트센터).
조선 목가구와 도자를 감상하고 있는 생전의 혜곡 최순우(사진=혜곡최순우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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