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내년 웨어러블·VR기기 iOS 호환.."아이폰 이용자 잡는다"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애플의 iOS와 연동을 확대하며 영역 확대에 나선다. 다만 애플 기기와의 최적화 작업 등에 시간이 소요되면서 오는 11일 출시될 최신 스마트워치 기어S3는 아직 iOS 연동이 지원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8월24일부터 9월19일까지 약 4주간 애플의 독자 운영체제인 iOS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웨어러블 기기인 기어S2와 기어핏2과의 연동 베타 프로그램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당시 제출된 의견을 토대로 보완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테스트는 선착순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지원자가 많아 조기 마감됐다.

삼성전자의 iOS 연동 시도는 애플과의 사전 교감으로 지난해부터 꾸준히 시도되고 있다. 앞서 실시된 테스트는 아이폰에 기어S2 전용 앱을 설치해 전화와 메시지, 주소록, S헬스, 음성인식 등 기본 앱들을 사용해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기존의 갤럭시 스마트폰에서 가능했던 T맵 대중교통과 멜론 앱 등은 탑재되지 않았다. 웨어러블 기기 전용 앱도 갤럭시에 비해 아직까지는 극히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전에 자체 베타 테스트에서는 볼 수 없었던 ‘T쉐어(T Share)’를 탑재, 기어S2 3G버전의 단독 통화가 아이폰에서도 가능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전자가 iOS 연동을 시도하는 것은 애플 아이폰 사용자들도 ‘기어’ 시리즈의 주변기기를 구입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알려진 것은 스마트워치와의 연동 시도 뿐이었으나, 현재는 VR(가상현실) 뷰어인 ‘기어VR’과 360도 카메라 ‘기어360’ 등 VR 기기와의 연동 시도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삼성전자의 기어S2와 기어핏, 기어VR 등은 아이폰 이용자들이 사용할 수 없어 아쉬움을 샀다. 애플은 아직 별도의 VR 기기를 출시한 적이 없다.

기어 시리즈와 iOS의 연동 시도는 지난해부터 이어졌지만 실제 구현돼 사용할 수 있는 시기는 갤럭시S8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3월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 iOS에서 응용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도록 제공하는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와 기어 시리즈의 최적화 작업에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고, 제품별로 별도 테스트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기어S3는 아직 iOS와의 연동 테스트를 거치지 않은 만큼 이번 달 출시때 관련 기능이 탑재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아이폰 이용자들을 갤럭시 스마트폰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꾸준한 시도를 이어왔다. 갤럭시 스마트폰에 탑재된 ‘스마트 스위치’ 앱은 아이폰 이용자들이 USB 커넥터나 와이파이, 데스크탑 컴퓨터에 연결해 손쉽게 연락처와 사진, 메시지, 메모, 일정, 이메일 등을 옮길 수 있도록 해준다.

4일부터 국내 사전판매에 들어간 기어S3. 삼성전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