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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청산인가 회생인가

이민주 기자I 2016.09.25 06:34:26
- ‘이슈와 재무제표’ 1회 한진해운 청산인가, 회생인가

- 2021년이면 해운업황 회복되지만... 5년 단기 운영자금이 관건



[이데일리 이민주 기자] 한진해운은 컨테이너선을 이용해 화물을 운송하는 것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으며, 화주로부터 받는 운임이 매출액의 90%를 차지한다. 이 과정에서 용선료를 포함한 이런저런 비용이 발생한다.

「매출액 - 비용 = 이익」이라는 회계 원칙을 감안하면 이 회사가 이익을 내려면 운임(매출액)이 인상되거나, 비용(용선료)이 낮아져야 한다.

우선, 운임의 경우 올해들어 바닥을 확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컨테이너선 운임을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인 CCFI(China Containerized Freight Index. 중국컨테이너운임지수)와 한진해운의 주가는 거의 일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5일 현재 CCFI는 711이며, 올해 4월 620에서 바닥을 찍고 반등 시그널을 보이고 있다.



CCFI가 이처럼 반등 시그널을 보이는 것은 컨테이너선의 해체는 급증하는 반면 인도는 정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선박 중개 회사 브레마 ACM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컨테이너선 해체량은 710만 톤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반면 올해 글로벌 컨테이너선 예상 인도량은 120만 TEU로 전년비 29.4% 감소할 전망이다.



IBK 경제연구소는 지난 4월 ‘국내 해운업 위기 원인과 향후 전망’ 보고서에서 “2018년 이후에는 선박 공급 과잉이 해소돼 컨테이너선 업황이 회복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해운업은 1만 TEU 이 상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투입과 해운사간 얼라이언스(동맹) 재편 등으로 경쟁 과열 상태이지만 2018년이면 이미 발주된 컨테이너선 선박 수주 물량이 해소될 전망이다.

이번 해운업 침체기가 예년의 평균 기간을 넘었다는 점도 턴어라운드의 근거로 꼽히고 있다. CCFI를 기준으로 하면 이번 해운업 침체는 2011년 12월 1,310 시작돼 4년 10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그간의 CCFI하락기간을 살펴보면 2001년 2월 이후 1년 3개월, 2004년 10월 이후 1년 5개월, 2008년 5월 이후 1년 1개월로 평균 1년 3개월이었다. 글로벌 1위 해운사인 머스크 라인은 다가올 해운업 호황에 이미 대비하고 있다. 머스크 라인은 지난해 초대형 선박 27척을 대량 발주했다.

다음으로 용선료 인하의 경우 한진해운이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진해운의 용선료 협상의 구체적 내용은 다른 해운사와의 형평성 문제 때문에 공개되지 않고 있으나, 선주들이 한진해운이 청산될 경우 용선료를 받지 못한다는 점을 감안해 어느 정도 인하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달 말 한진해운은 최대 용선주인 시스팬이 산업은행의 출자전환 동의를 조건으로 용선료 조정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21개 선주들의 용선료 조정 합의로 8,000억원 가량의 자금 조달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 회사의 용선료는 지난해 2조 6200억원이었고 9,288억원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2017~2020년까지 4년간은 연평균 7,495억원의 용선료가 발생하며, 2021년 이후에는 용선료 부담이 대폭 완화된다.


공적 자금이 걸림돌

정리해보면 한진해운은 늦어도 2021년께면 과다한 용선료 문제가 상당 부분 해결되고 해운업 업황 회복의 수혜가 예상된다.

문제는 이때까지 한진해운에 쏟아부어야 할 자금이다. 지난 2일 기준 한진해운의 체납금액은 하역운반비 2200억원, 용선료 2400억원, 장비임차료 1000억원, 유류비 360억원 등 총 6100억원이며, 이와 별도로 금융 차입금은 4조 9000억원에 이르고 있다. 2021년까지 한진해운의 회생에 쏟아부어야 할 자금은 약 8조원으로 추산된다.

이제 한진해운의 미래는 정부 당국의 손으로 넘어간 상태이다. 확실한 것은 시간이 흐를수록 한진해운 회생 가능성은 낮아진다는 점이다. 한진해운은 풍부한 해운 노하우와 운항 정보, 전용 터미널 등을 갖고 있지만 임직원의 이탈, 부산신항만 지분 등 알짜 자산 매각, 상표권 매각 등으로 경쟁력이 상실되고 있는 중이다. 회생이든, 청산이든 조속히 결단이 내려져야 하는 것이다. /이민주 기자 hankook66@edaily.co.kr

`한진해운` 법정관리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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