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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어디에도 없는 면세점’ 슬로건 내걸어
지분 교환 후 정 사장이 홀로서기를 위해 첫발을 뗀 게 18일 문을 연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이다.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 8∼12층에 1만 3884㎡(4200여평) 규모로 조성된 명동점은 인근 롯데면세점 본점과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등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한판승부를 벌이게 됐다. 정 사장은 지난해 말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를 획득한 후 ‘세상 어디에도 없는 면세점’이란 슬로건을 내걸며 정면대결을 선택했다.
신세계면세점은 명동점을 오픈하면서 그룹의 오랜 숙원인 면세점 사업에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신세계는 2012년 부산 파라다이스 면세점을 인수하며 면세점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해 9월부터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2015년 국내 전체 면세시장은 9조 1984억원 규모였는데 서울(5조 332억원)에서만 과반을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신세계면세점은 연간 200억원이 넘는 손실을 보던 김해공항 면세점을 과감히 정리하고 김포공항 면세점과 서울 시내면세점 추가 특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고 날이 갈수록 시장에서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명동점이 1차 개장에서 600여개 브랜드를 선보였지만 루이비통·샤넬·에르메스 등 이른바 3대 명품은 하나도 입점하지 않았다. 손영식 신세계면세점 부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3월 중에는 2개 브랜드를 제외하고 실제 매장에 보일 걸로 생각한다”며 “내년 하반기 중에는 글로벌 리딩 브랜드 모두 선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명동 상권을 놓고 대결해야 할 롯데면세점 본점이 ‘절대강자’라는 점도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롯데면세점 본점 1곳 매출은 2조 2284억원으로 2위인 신라면세점 본점(1조 3206억원)과 비교해도 1조원 가량 많다. 신세계면세점은 명동점 개점 첫해 1년간 매출 1조 5000억원을 거두겠다고 선전포고했는데 시장 파이를 키운다는 측면에서 신세계와 롯데의 대결구도는 바람직하지만 자칫하면 출혈경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화장품 등 뷰티 산업에서도 공격적 행보
정 사장은 백화점·면세점 사업뿐만 아니라 패션·뷰티 부문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정 사장은 뷰티 산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어 주목된다. 패션 위주였던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은 2012년 색조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를 인수하며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2014년 하반기 스웨덴 향수 브랜드 ‘바이레도’와 화장품 편집숍 ‘라 페르바’, 지난해 초 이탈리아 브랜드 ‘산타 마리아 노벨라’ 사업권을 인수하며 화장품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가 화장품 제조 공장과 연구개발(R&D)센터 건립을 위한 공사에 착수했다.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는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이탈리아 화장품 제조사 인터코스가 50대 50 지분으로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화장품 제조업에 진출하게 된 배경에는 정 사장의 적극적인 의지가 담겼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 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올해는 정 사장 자신은 물론 백화점의 명운이 걸린 중요한 시기”라며 “그중에서도 면세점 사업은 정 사장의 그룹 후계자로서의 자질을 평가하는 첫 번째 무대다. 정 사장이 성장 정체기에 직면한 백화점 사업에 면세점으로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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