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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3년 공군에 입대한 기자는 방공포병 병과를 받아 중거리유도무기(호크미사일) 발사운용병으로 근무했다. 원래 육군 소속이던 방공포병이 공군으로 전군한 지 10년이 채 되지 않았던 시절이다. 방공포병은 공군 내에서 항공기 조종사와 함께 전투병과로 분류한다. 적 항공기의 영공 침범 이전부터 이를 탐지해야 하기 때문에 ‘최초 교전부대’라고 불린다.
당시 근무지였던 경기도 화성시 소재 공군 제8943부대를 다시 찾았다. 2005년 11월에 제대했으니 10여년 만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다. 외출과 휴가 등으로 익숙한 길이지만 정문을 들어서기 전까지는 예전에 근무했던 곳이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풍광이 달라졌다.
보통 산속에 위치하고 있는 방공포대는 행정지역과 작전지역으로 나뉜다. 보급·시설·수송 등 지원조직은 산 밑에, 미사일과 발사대, 레이더 등의 전투 자산은 산꼭대기에 위치한다. 산을 관통하는 작전도로를 따라 차로 10분 남짓 올라가면 작전지역 통과를 위한 위병소가 나온다. 이 곳을 통과하면 호크미사일이 실제 탑재돼 있는 발사대와 각종 레이더, 발칸 등의 단거리 대공포 등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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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 소속과 이름도 바뀌었다. 포대장인 김현진 소령(공사 51기)은 “주요 운용무기체계가 포에서 첨단 무기체계인 지대공유도탄으로 바뀌면서 지난 2013년 방공포병사령부에서 명칭이 방공유도탄사령부로 변경됐다”고 설명했다.
2008년부터 단계적으로 패트리어트 미사일이 도입됨에 따라 포대 소속도 수도권 남부지역 방공전력 부대인 2여단에서 최전방 부대인 3여단으로 바뀌었다. 현재 호크 유도탄은 단계적으로 한국형 중거리 유도무기인 ‘천궁’(M-SAM)으로 대체되고 있다. 이 부대 역시 천궁 포대로 바뀔 예정이다.
포대 근무 인원도 과거 보다 많아졌다. 예전에는 부사관 이상 간부수가 20~30명에 일반 병까지 120명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간부만 여군 3명을 포함해 60명이다. 병사들까지 포함하면 190명이다.
병영은 ‘군대 좋아졌네’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다. 병사들의 숙소인 생활관은 과거에는 낡은 2층 건물이었다. 산턱을 깎아 지은 탓에 가파른 계단을 통해 오가야 했다. 상황발생 사이렌이 울리면 전속력으로 뛰어 담당 장비까지 이동해야 했는데 이 계단은 매우 위험했다. 하지만 지금은 4층 규모로 생활관을 신축한 뒤 3층 높이에 중앙현관을 만들어 작전지역까지 쉽게 이동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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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사이버지식정보방과 ‘즐겨찾기’라는 이름이 붙어있는 책방도 있었다. 책상램프까지 갖춘 독서대가 눈에 들어왔다. 야간에 주임원사실을 빌려 공부했던 예전과는 달라진 모습들이다.
생활관에는 전투화 및 운동화의 습기와 악취를 제거해 주는 기계도 설치돼 있었다. 세탁기 대수는 예전보다 두 배가량 늘었다. 건조기도 있다. 식사 후 개인이 닦아 정리하던 식판도 식판세척기가 대신했다. 정수기도 식당 한켠을 차지하고 있었다. 비닐하우스를 개조해 만들었던 체력단련장은 지금은 컨테이너로 바뀌어 런닝머신까지 들어와 있었다. 2018년에는 풋살장을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김 포대장은 “종교활동의 경우 행정지역에 교회가 있어 외부에서 목사님이 오셔서 예배를 드린다”면서 “천주교나 불교는 여단이나 가까운 비행단으로 나가든지 외부에서 신부님과 스님들이 오셔서 종교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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