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밀리는 삼성폰, 인도를 기회의 땅으로"

정병묵 기자I 2016.02.04 06:00:00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인도 현지 닐 샤 연구원 발표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밀리고 있는 삼성전자(005930)에게 인구 2위 대국 인도가 기회의 땅이 될 수 있을까.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인도 현지 연구원 닐 샤 부장은 3일 오후 판교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서 열린 초청 세미나를 통해 “인도는 작년 4분기 기준 7000만대 넘게 스마트폰이 출하된, 중국을 제외한 세계 최대 시장”이라며 “삼성전자가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어 향후 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고 세계 최대 중국 시장에서 밀리고 있는 삼성 입장에서는 좋은 소식이다. 최근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의 발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작년 5위 안에도 못 든 것으로 집계돼 충격을 줬다.

작년 중국 스마트폰 판매 1위는 샤오미(15.4%)였고, 화웨이(14.2%), 애플(11.3%)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4, 5위도 중국업체인 비보(VIVO), 오포(OPPO)가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2011년 이후 중국 시장에서 1위를 유지했으나 2014년 3분기 샤오미에 1위를 빼앗겼고 1년여 만에 5위권 밖으로 밀려난 것.

그러나 인도 현지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이날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발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작년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5.7%로 인도 현지 업체 마이크로맥스(16.1%)를 여유 있게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기준으로도 점유율 28.6%를 기록하며 하반기로 갈 수록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다. 이 기간 마이크로맥스는 14.3%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레노버(11.4%) 및 인도업체 인텍스(9.6%), 라바(6.8%)가 5위권 안에 들었다.

삼성전자는 인도인들에게 중간 가격대 제품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샤 부장의 조사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500~600달러대 제품 점유율 1위는 애플이었지만, 300~500달러대 제품 1위는 삼성전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100~300달러대는 중국 업체가, 100달러 이하대는 인도 현지 업체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닐 샤 부장은 “올해 인도 전역에 LTE(4G) 네트워크가 본격 구축될 예정이고 현지 업체들은 100달러짜리 LTE 스마트폰 제조를 서두르고 있다”며 “중간 가격대 시장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삼성전자 입장에서 LTE폰 전략을 잘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현지 업체들의 공세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봤다. 실제 외국 업체 중 인도 현지에 스마트폰 생산 설비를 갖고 있는 곳은 삼성뿐이었고 이에 따라 그간 관세 혜택을 톡톡히 본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최근 인도 정부가 관세를 6%에서 12%로 두 배나 올리는 바람에 중국 업체들이 인도 현지에 공장을 만들어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샤 부장은 “저가폰을 주로 만들었던 인도 현지업체 1위 마이크로맥스의 경우 얼마 전 350달러짜리 나름 고가 제품을 내놓고 스마트폰 프리미엄화를 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며 “인도 고객들은 전통적으로 오래 가는 배터리, 선명한 디스플레이에 민감하기 때문에 이쪽에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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