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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는 PM]美-유럽-中-日 앞서가는데..국내 개발은 걸음마

김영환 기자I 2015.07.10 03:00:00

개인용 이동수단 문을 연 세그웨이..세그웨이 인수한 中 나인봇
중국에 브랜드-가격경쟁력에서 모두 밀려
전혀 새로운 콘셉트의 제품 개발이 필요
국내 실정 역시 1인용 자동차 포용 한계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은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나인봇은 벌써 지난해 판매량을 넘어서 올해에만 2~3배 가량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그웨이도 신제품을 내놓고 2배 가량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은 2020년 1억대 규모로 2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선진국들이 한 걸음 앞서가는 반면 국내 개발은 걸음마 수준이다. 유럽과 일본, 미국에서는 퍼스널 모빌리티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국가적인 지원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시장의 잠재력에 일찍 눈을 뜬 중국은 나인봇과 세그웨이 등 새로운 개념의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에서 절대적인 주도권을 확보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일본과 미국, 유럽 등 자동차 선진국들은 자동차 기반의 퍼스널 모빌리티 제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일본은 부품 업체들의 경쟁력을 발판 삼아 핵심 부품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각종 제도를 정비하고 산업 기반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는 전기차에 대한 지원을 늘리면서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럽 그린카 대책’이나 ‘유럽 전력망 산업대책’ 등이 대표적 기술개발의 예다. 유럽연합(EU)에서는 2020년 승용차 CO2 배출목표를 95g/km로 정해져 퍼스널 모빌리티의 보급이 필수인 상황이다.

미국에서도 배터리 생산이나 클린시티 등 사업에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2013년에는 미시간주의 앤아버 시티를 대상으로 데이터를 분석, 소형전기차와 자율 주행, 카쉐어링 간의 효율을 조사한 자료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동수단별 이동거리에 따른 분담율(자료-자동차안전연구원)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전자산업팀장은 “이미 선진국은 종합적 그림을 그리고 사업화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우리는 2~3년 전에 사업 계획을 만들기는 했는데 전체적인 그림은 미흡하다”라고 말했다.

중국은 거대한 자국 시장규모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신개념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 세그웨이를 인수한 나인봇과, 갓웨이, 락휠, 에어휠, 솔로휠 등이 중국의 대표적 업체다.

이형록 스타플릿 대표는 “중국은 신개념 모빌리티 시장에서 이미 막강한 선진국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미 기술력이 앞서 있는 데다 자국의 저렴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가격 경쟁력도 높아 후발 주자가 들어서기 어려운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은 2009년 이후 정부가 전기자전거를 비롯한 1인용 이동수단 개발 지원을 해왔지만 간헐적인 수준이어서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현대자동차(005380)기아자동차(000270) 등 국내 대표 자동차 업체들도 콘셉트카 정도의 개발을 비정기적으로 내놓을 뿐, 눈에 띄는 성과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올 7~8월 콘셉트카 개념으로 중소기업 14곳에서 합작으로 만든 퍼스널 모빌리티가 선을 보일 예정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자본과 법적 기준 마련 등이 뒷받침되면 내년 초에는 충분히 상용화가 가능하다”며 “퍼스널 모빌리티는 중소기업의 먹거리인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내에서는 최근 르노 트위지가 차종 분류를 받을 수 없어 시범 운행에 실패했듯 퍼스널 모빌리티 진입을 두고 법·제도상의 문제점도 국내 관련산업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김 교수는 “선진국에서는 이미 다양한 모델들을 내놓고 있는데 우리는 여전히 법제도 자체도 정비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선제적 대응이 늦은 상태이지만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퍼스널 모빌리티는 IoT(사물인터넷) 기술력과의 결합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만큼 종합적인 기획을 서두르면 경쟁력 확보에 나설 수도 있다는 게 관련 업계의 판단이다.

이항구 팀장은 “IBM에서 브라질, 호주 등지에 스마트 시티 테스트를 하고 있다”며 “우리도 환경부, 미래부, 산업부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우리의 강점인 IoT 기술력을 기반으로 도시 전체와 퍼스널 모빌리티를 연계하는 시스템을 하루빨리 서둘러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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