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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황사' 발원지 쿠부치사막에 녹색 장벽을 세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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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은 기자I 2014.09.29 06:00:00

환경산업기술원·미래숲, 中 공청단과 사막화 방지 사업

[베이징·다라터치=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눈뜨기 힘든 모래바람은 없다. 모래속으로 발이 푹푹 빠지지도 않는다. 사막이라 하기엔 싱그러운 푸르름이 있다. 풀이 자라고, 나무가 뿌리내리고, 나비와 까치가 날아다닌다. 도마뱀과 사막쥐, 여우와 토끼도 산다. 봄·가을철 한국으로 불어오는 황사의 40%가 발생한다는 쿠부치 사막. 그곳에서도 한반도에 가장 가까운 동쪽 다라터치지역의 모습이다.

▲다라터치 쿠부치 사막의 모습. 전날 비가와서 사막 표면도 꽤 단단히 굳어있다.(사진=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베이징시에서 밤 기차를 타고 서쪽으로 꼬박 11시간 40분을 달려 도착한 바오터우시. 몽골, 러시아와 인접한 네이멍구자치구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다. 여기서 또다시 버스로 갈아타고 한시간 반을 달려야 다라터치시가 나온다. 편서풍 영향으로 사막화가 가속화되면서 다라터치 지역 절반이 쿠부치 사막에 먹혔다.

하지만 나무가 우거지면 생태계가 조성되고 사막은 다시 초원이 된다. 2006년부터 사람들은 사막을 초원으로 되돌려 놓기 위해 끝없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사막에서 잘 자랄 수 있도록 개량한 포풀러 나무를 심고, 물 주고, 죽어버리면 다시 또 심고, 물주고…. 무한 반복이다. 사람이 포기하면 사막이, 나무가 뿌리내리면 사람이 이긴다.

다라터치 시내에서 버스를 타고 한 시간을 달린 뒤 다시 군용트럭을 갈아 타고 15분 가량 달려 쿠부치 사막에 닿았다. 삽을 들고 모래를 판다. 포풀러 나무가 사막에서 뿌리를 잘 내리려면 깊게 파줘야 한다. 가로 세로 30cm정도, 깊이는 80~90cm이상 파야 한다. 깊이 파내려간 땅속 모래는 수분을 머금고 있다. 쿠부치 사막에서도 이 지역은 인근에 황하 지류가 흘러 나무를 심을 수 있다.

환경산업기술원의 대학생 에코프렌즈 서포터즈와 연구원들, 비씨카드 임직원 등 20여명은 말없이 나무심기에 몰두했다. 모래언덕에 150그루의 포풀러 묘목이 심어졌다. 말라죽지 않고 살아 남으면 새로운 나무숲이 조성된다. 나무 숲이 넓어지면 초원이 되살아나고 한반도에 불어오는 황사도 줄어든다.

박상준 에코프렌즈 서포터즈 학생대표(건국대 환경공학 4학년·25)는 “사막화를 막고, 지구를 살리는 활동”이라며 “매년 오고 싶다”고 말했다.

▲사막에 포풀러 나무를 심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직원들과 에코프렌즈 서포터즈. (사진=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이 지역 주민들에겐 나무심기가 곧 내 집, 내 가족을 지키는 일이다.

중국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다라터치위원회서 자원봉사 업무를 담당하는 마싱콩(23)씨는 “더 많은 한국인들이 나무심기에 동참하길 바란다”며 “공무원이 돼 중앙에 진출하더라도 다시 다라터치로 돌아와 환경 사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함께 나무심기에 참여한 왕카이위엔(17)군은 “환경을 보호하고, 사막이 커지는 것을 막는 것은 바로 우리들의 집을 지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 25일 쿠부치사막엔 작은 기념비가 세워졌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과 미래숲, 공청단, 비씨카드, 환경부가 탄소상쇄 조림사업을 함께 하겠다는 약속을 담은 비석이다. 이를 위해 비씨카드는 매년 1억원씩 3년간 총 3억원을 미래숲과 공청단에 지원한다.

▲김용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왼쪽 여섯번째)과 권병현 미래숲 대표(왼쪽 네번째), 리짠링 다라터치인민정부 부기장(왼쪽 다섯번째)등이 페이퍼리스 사업 기념비 앞에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김용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은 “탄소상쇄 생태림 조성에 참여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그린카드를 쓰고, 종이영수증 발급을 지양해 나무를 심고, 한중간 환경과 경제 등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리짠링 다라터치 인민정부 부기장(부시장)은 “2006년 이후 한중 생태림 조성사업이 발전을 거듭하며 1800여 헥타르에 650만그루의 나무를 심었다”며 “이번에 환경기술원과 비씨카드가 함께 심은 나무들이 잘 자라서 희망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일찌감치 중국 황사에 역발상으로 접근한 이는 권병현 미래숲 대표다.

그는 1998년 주중대사로 베이징에 부임하면서 황사 문제의 심각성을 실감했다. 이후 20년 가까이 사막화 방지와 나무심기에 나서고 있다. 권 대표는 “이미 16km의 녹색장성을 만들었고, 향후 1만2000헥타르를 생태 숲으로 조성해 사막을 곤충과 동식물은 물론 사람들이 다시 살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다라터치 쿠부치 사막내 조성된 나무숲. 이 부근은 사막화 방지에 가장 성공한 지역으로 꼽힌다. (사진=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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