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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새해 첫 동반상승..경기 낙관론 확산

이정훈 기자I 2014.01.08 06:04:48

S&P지수 1840선 육박..나스닥 1% 가까이 올라
M&A관련주 동반 약진..마이크론, 실적 앞두고 상승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2014년 새해 들어 사실상 처음으로 상승했다. 어닝시즌 개막과 주 후반 고용지표 발표에 대한 관망심리가 강한 가운데서도 국내외 경제지표 호조가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7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105.84포인트, 0.64% 상승한 1만6530.94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39.50포인트, 0.96% 오른 4153.18을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일보다 11.10포인트, 0.61% 뛴 1837.87을 기록했다.

영국에서의 지난해 자동차 판매량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독일의 12월 실업자수가 감소했다는 소식이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다만 유로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여전하다는 점은 다소 부담이 됐다.

또한 지난 11월중 미국 무역수지 적자가 4년 1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수출도 두 달 연속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는 소식에 투자심리를 살렸다.

연방준비제도(Fed)내 대표적인 비둘기파인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미국 경제 회복은 아직 더디며 원하는 수준에 크게 못미친다”며 아주 점진적인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을 주장한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연내 양적완화가 종료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저금리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고, 이는 악재가 되지 않았다.

개별 종목별로는 컨버지스가 8억2000만달러에 스트림 글로벌서비스를 인수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7% 이상 올랐다. 팔로알토 네트웍스도 모타시큐리티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4% 가까이 상승하는 등 인수합병(M&A) 관련주들의 랠리가 돋보였다.

이날 장 마감 이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마이크론 테크놀러지도 로스캐피탈이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한 뒤로 주가가 5% 이상 상승했다.

반면 넷플릭스는 투자의견 하향 조정으로 인해 주가가 6% 가까이 하락했다. 또한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는 버나드 매도프 폰지사기 사건 관련 혐의로 17억달러라는 사상 최대 벌금을 내기로 하면서 1.1% 하락하고 말았다.

◇ 로젠그렌 “테이퍼링 점진적”..윌리엄스 “연내 QE종료”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에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던 비둘기파 인사인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미국 경제 회복세는 아주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섣부른 통화긴축 조치가 자칫 경제 회복 정상화를 가로막을 수 있다”며 “최근 경제지표상에서 성장세가 반등하고 있다는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지만, 경제는 여전히 우리가 원하는 것보다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향후 양적완화 규모 축소가 아주 점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 그는 “실업률이 여전히 이례적으로 높고 인플레이션 역시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현 상황에서는 부양기조를 더디게 축소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연방준비제도(Fed) 통화부양정책을 지지해온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경제가 예상한대로 회복된다는 전제하에서 연준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양적완화 규모를 줄여나갈 것이며 올해안에 양적완화를 완전히 종료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처럼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끝내게 된다는 것은, 통화정책을 정상 수준으로 돌려놓는 쪽으로 가는데 있어서 중요한 첫번째 조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윌리엄스 총재는 향후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아직 먼 얘기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제 우리는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며 속도를 줄이려는 것”이라며 이는 브레이크를 밟는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경제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목소리를 보였다. 그는 최근 경제 회복이 새로운 모멘텀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한 뒤 “올해와 내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 수주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인플레이션은 결국 바닥을 찍을 것이며 이후 서서히 연준 목표치인 2%에 근접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美 주식형펀드, 지난해 ‘사상최대’ 376조원 순유입

주식시장이 강한 랠리를 보였던 지난해 미국 주식형 펀드에 사상 최대규모의 자금이 몰려든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 리서치 업체인 트림탭스는 이날 지난해 미국의 주식형 뮤추얼펀드와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에 순유입된 자금규모를 분석한 결과, 한 해동안 3520억달러(약 376조원)가 순유입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00년에 기록했던 사상 최대 순유입 기록을 13년만에 깬 것이다.

반면 2013년 한 해동안 채권형 펀드에서는 860억달러의 자금이 순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역시 종전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새로운 기록이다.

이는 경기가 살아나고 기업들의 이익이 호조세를 보이는 가운데 글로벌 증시가 랠리를 보이자 투자자들이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빼내 주식시장으로 향한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JP모건, ‘매도프 폰지사기 관련혐의’로 1.8조원 벌금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가 금융위기 당시 고액의 배당을 약속한 뒤 투자액을 가로챈 버나드 매도프의 폰지사기와 관련된 법 위반 혐의로 인해 170억달러(약 1조8000억원)에 이르는 거액의 벌금을 물게 됐다.

미국 법무부는 이날 JP모건이 과거 매도프의 폰지사기 사건 당시 고객의 돈세탁 혐의를 감시하고 이를 막도록 하는 은행비밀방지법(Bank Secrecy Act)을 위반했으며 그 책임으로 이같은 벌금을 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170억달러에 이르는 벌금은 은행이 사기사건과 연관된 사건은 물론이고 은행비밀방지법 위반 혐의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법무부는 JP모건측이 이처럼 거액의 벌금을 지불하는 만큼 향후 2년간 관련 형사소송 등 법 집행을 유예해주기로 했고, JP모건은 돈세탁 방지와 관련된 내부 프로그램을 개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매도프는 고액의 배당을 보장한다고 약속해 투자액을 가로채는, 이른바 폰지 사기 혐의로 지난 2008년 12월 체포됐으며, 다음해 150년형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당시 피해자 중 한 사람인 어빙 피카드는 투자 위험성을 충분히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JP모건을 기소해 거액의 보상금을 받기도 했다.

◇ 美 무역적자, 4년1개월래 최저..수출 ‘또 사상최대’

지난해 11월 미국 무역수지 적자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며 4년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개선됐다. 특히 수출은 두 달 연속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새롭게 썼고 중국과의 무역 역조도 크게 개선됐다.

미국 상무부는 이날 지난 11월중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액이 342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393억3000만달러 적자였던 앞선 10월 수치보다 줄어든 것은 물론이고 400억달러였던 시장 전망치보다 낮았다. 특히 이같은 적자액은 지난 2009년 10월 이후 4년 1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수출이 증가하는 가운데 수입은 주춤거리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1월중 미국의 수출은 0.9% 증가하며 10월의 2.0%에 이어 증가세를 이어갔다. 반면 수입은 1.4%나 감소하며 10월의 0.1% 증가에서 감소로 반전했다. 특히 수출액은 1948억6000만달러로, 10월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수입액은 2291억1000만달러로, 10월보다 줄었다.

국가별로는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규모가 지난 10월의 288억6000만달러보다 줄어든 229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이 이 기간중 중국에 수출한 금액은 131억8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였다. 또한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대한 적자액도 55억8000만달러에서 48억달러로 줄었다. 이는 11월중 원유 수입 단가가 배럴당 99.96달러에서 94.69달러로 크게 하락한 덕이다.

◇ 유로존 소비자물가 상승둔화..디플레 우려 여전

지난해 12월 유로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밖으로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유로존내 수요가 충분치 않다는 의미로, 디플레이션 우려를 여전히 자아내고 있다.

유로존 통계당국인 유로스타트는 이날 지난해 12월중 유로존 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대비 0.8%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11월의 0.9%에 비해 상승폭이 줄어든 것으로, 시장 전망치인 0.9% 상승에도 못미쳤다. 특히 이는 유럽중앙은행(ECB)의 물가 목표치인 2%를 크게 밑도는 것은 물론이고 지난 10월 기록했던 4년만에 최저치인 0.7%에 근접하는 수준이었다. 당시 ECB는 디플레이션 우려로 인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전격 인하한 바 있다.

지난 11월에 1.1%나 하락했던 에너지 가격이 12월에는 정체됐고 식품과 주류, 담배 가격 등은 1.8% 상승해 11월의 1.6%보다 상승폭이 확대됐지만, 공산품 가격은 0.1% 상승에 그쳤다. 이에 따라 변동성이 큰 음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전년동월대비 0.7%에 그쳤다.

다만 이번주 9일 통화정책회의를 개최하는 ECB는 별다른 추가 부양 조치를 취하지 않는 대신 향후 상황에 따라 추가 부양 가능성을 언급하는 선에서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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