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기나긴 겨울이 끝나고 따뜻한 햇살이 만연한 봄이 시작됐다. 주말만 되면 야외로 놀러가자는 아이들의 등쌀에 큰 맘 먹고 캠핑을 준비하는 이들도 많아졌다.
그러나 언제 어디서든 예상치 못한 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캠핑 떠나기 전 간단한 응급처치법을 숙지하는 것이 안전한 캠핑을 위해서 좋다.
산이나 바다 등을 무심코 다니다보면 날카로운 물체에 찔려 상처가 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때 동맥에 손상을 받으면 출혈의 정도가 심해서 심각한 위험을 동반할 수도 있기 때문에 상처 부위에 출혈이 있으면 피의 성질을 잘 살펴봐야 한다.
깊은 부위에서 선홍색의 피가 박동을 치면서 뿜어 나오면 동맥의 손상을 의미하기 때문에 응급 처치가 필요하다. 우선 가능한 한 상처 부위를 높이고 상처 부위를 살펴서 상처를 낸 물체를 제거해야 한다. 상처 속에 있는 물체를 찾느라 상처를 후비는 일은 절대 삼가야 한다. 깨끗한 수건이나 헝겊을 상처 부위에 대고 눌러서 지혈을 시도하면서 심장에 가까운 부위를 단단히 묶는다. 지혈을 목적으로 고무줄로 묶으면 전체의 혈액 순환을 차단시킬 수 있다.
피부가 시퍼렇게 변색이 되고 붓는 멍든 상처의 경우 가능한 빨리 찬물이나 얼음으로 찜질을 해 상처 부위에서의 출혈이나 붓는 것을 막아줘야 한다. 멍든 부위가 팔이나 다리일 경우 그 부위를 심장의 위치보다 높게 올려서 부기가 빨리 빠지도록 한다. 24시간이 지난 뒤에는 더운 물찜질을 하여 치유를 촉진시키고 멍든 부위가 심하거나 통증이 심할 때는 의료기관을 찾아 가서 혹시 골절이나 다른 손상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슬이 있거나 비가 와서 젖은 풀에 피부접촉이 발생하면 풀독이 오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들쥐의 배설물에 의해 감염되는 전염병인 유행성출혈열도 조심해야 한다. 유행성출혈열은 발열, 두통, 구토, 식욕부진 등으로 시작해 복통, 요통, 신부전, 출혈 등이 발생하고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풀독과 유행성출혈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긴팔 옷을 착용하고, 풀 속으로 이동할 때는 반드시 미끄럼 방지가 가능한 장화나 우의, 장갑 등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가려움이 심할 때는 긁지 말고 깨끗한 물로 씻은 뒤 냉찜질을 하면 가려움증이나 피부 부종을 완화시켜 준다. 야외에 나가기 전에 미리 피부에 바를 수 있는 연고나 물약을 예방약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평소에 많이 걷지 않다가 장거리를 걷게 되면 발에 물집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때 실을 꿴 바늘을 물집에 통과시킨 뒤 실의 양쪽 끝이 물집의 밖으로 나오게끔 하면 모세관 현상에 의해 내부의 삼출액이 빠져 나와 큰 고통 없이 걸을 수 있다. 상처 부위에 대한 소독이 반드시 필요하다.
일교차가 큰 봄에는 땀이 났다가 증발하는 과정에서 체온이 떨어져 저체온증의 위험에 노출될 수도 있다. 저체온은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기 때문에 특히 노인들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원웅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두꺼운 외투를 입는 것보다 가벼운 옷을 여러 겹 껴입는 것이 보온 효과가 좋다”며 “두꺼운 옷을 입으면 몸의 움직임이 둔해져 미끄러지거나 넘어질 수 있으므로 낙상 예방을 위해서 가벼운 옷을 여러 겹 입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