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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운용업계] 최악의 한해…“내년도 어둡다”

김보경 기자I 2012.12.10 07:42:15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올해 자산운용업계는 증시 부진으로 펀드 환매가 이어지면서 대부분 운용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에 따른 결과로 최고경영자(CEO) 교체, 구조조정, 외국계 운용사 철수 등 우울한 소식이 연일 들려오고 있다.

운용업계 1위인 삼성자산운용은 최근 운용암 전 삼성생명 부사장을 사장으로 새로 선임했다. 삼성증권 출신인 박준현 사장이 1년 만에 사장직에서 물러난 것. 박 사장은 삼성경제연구소 금융산업담당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경질성 인사로 보고 있다.

삼성운용은 올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독보적인 시장 점유율을 보였지만 펀드 수탁고 감소와 그에 따른 운용보수 감소, 수익률 악화 등 어려운 영업환경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외부 컨설팅 기관으로부터 경영진단을 받았으며 희망퇴직을 받아 10여명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지난달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미래에셋의 창업공신이자 운용업계의 대표 얼굴이었던 구재상 부회장이 사임했다. 회사측은 내년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지만 펀드 시장의 침체로 미래에셋의 위상이 떨어진 것이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영업환경이 쉽게 좋아질 분위기가 아니어서 운용업계의 구조조정은 내년에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운용사들의 실적은 심각하다. 올해 회계연도 상반기(2012년 4월~2012년 9월) 82개 자산운용사의 영업이익은 2324억원으로 전년 에 비해 8.0% 감소했다. 전체 운용사 가운데 40.2%가 적자를 기록했다. 82개 운용사 중 삼성, 한국투자 등 상위 5개사의 이익이 전체 이익규모의 68.8%를 차지하고 있다. 중소형사들의 사정은 더 좋지 않은 편이다. .

상황이 좋지 않은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은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상반기 18억원의 손실을 낸 골드만삭스운용은 5년만에 한국 시장 철수를 공식화했다. 세이에셋자산운용과 ING자산운용은 연초에 이미 매물로 나와 있는 상황이다.

상반기 38억원이 넘는 적자로 최대 손실을 기록한 도이치자산운용은 매각설에 휩싸인 바 있고, 피델리티자산운용도 국내 법인영업 중단설이 제기되자 재차 한국시장 영업을 중단할 계획이 없다고 부인하고 나섰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올해 적자가 심각해진 운용사들이 많아졌기 때문에는 내년에는 구조조정이 자연스럽게 진행될 것”이라며 “특히 국내 시장에 안착하지 못한 외국사들의 매각 얘기는 계속 흘러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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