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피용익 특파원] 뉴욕 증시는 25일(현지시간) 거래에서 4거래일만에 한 발 물러섰다. 킴벌리클라크의 실적 실망도 한 이유가 됐지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한 경계감이 더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 월가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연방준비제도(Fed)가 FOMC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 지 불확실한 상태다. 무엇보다도 FOMC 이후 사상 처음으로 열리는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의 브리핑이 이슈다. 일각에서는 양적완화 정책의 종료를 점치고 있는 반면, 한편에서는 어떤 형태로든 부양책을 지속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브라이언 배클 퍼포먼스트러스트캐피털 부사장은 "(기업들의 실적 발표보다도) 연준이 무엇을 할 것인지가 이번주 관심사"라고 지적했다.
그는 "연준이 양적완화 정책이 끝날 경우 시장과 경제가 어떻게 반응할 지에 대한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며 "한쪽에서는 금리가 치솟을 것으로 기대하는 반면, 다른 한편에선 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현 시점에서 투자자들은 어느 누구도 한 방향으로 베팅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FOMC와 같은 빅 이벤트를 앞두고는 항상 많은 말을 쏟아내던 월가 전문가들도 이번 만큼은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FOMC에 대한 전망보다는 기업 실적에 대한 견해로 말을 돌렸다.
더그 코티 ING투자운용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지금까지 실적은 훌륭하다. 이번은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웃돈 7번째 어닝시즌"이라며 "이러한 실적 호조는 적어도 몇분기 더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경기 확장세가 동시에 일어나면서 미국 기업들의 실적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켄 폴카리 ICAP이쿼티즈 이사는 "(킴벌리클라크의 실적 경고와 마찬가지로) 기업들의 실적 전망은 높은 비용으로 인해 영향을 받기 시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FOMC와 버냉키 브리핑을 앞두고 주가 움직임이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라이언 라슨 RBC글로벌자산운용 선임 트레이더는 "오늘 장 마감 후 실적 발표들은 앞으로의 주가 방향을 정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버냉키의 발언을 확인하기 전까지 주가는 작은 등락을 반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버트 쉐퍼 베커자산운용 매니저는 "주식시장은 박스권에 있으며, 무엇인가 예상 밖의 일이 일어나지 않는 한 지금 수준에 머물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올해가 중반을 향해 가면서 주가 랠리가 힘을 잃을 것으로 전망했다. 상황이 달라졌다는 평가다.
앤드루 피츠패트릭 힌스데일어소시에이츠 이사는 "주식시장은 지난 2년 동안 똑같은 대본에 따라 랠리를 펼쳤다"며 "그것은 좋은 실적, 엇갈린 경제지표, 그리고 완화적인 통화정책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러한 구조가 똑같은 반면 글로벌 이슈, 달러 가치 하락, 상품 가격 상승, 재정적자 증가 등은 여름을 앞둔 주가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