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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투자자들의 성적표는 좋았다. 투자회사 올스프링에 따르면 2023~2025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물가 상승분을 제외한 실질 수익률은 연평균 20%를 웃돌았다. 미국 주식과 채권을 60대40 또는 40대60으로 나눈 포트폴리오와 미국 이외 선진국·신흥국 증시에서도 연 10% 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금리가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번 주 기준금리를 25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90% 안팎으로 반영된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인 2%로 충분히 내려오지 않을 경우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추가 상승할 수 있어서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월 대비 3.4% 상승했다.
로런스 길럼 LPL파이낸셜 수석 채권전략가는 “연준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내리기 시작하고 수익률도 매우 낮은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그렇게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일종의 ‘하이어 포 롱거’ 금리 환경에 있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채권 5~6% 수익률 시대…그러나 금리 더 오르면 가격↓
고금리는 채권 투자자에게 반드시 악재만은 아니다. 채권을 새로 사는 투자자는 과거보다 훨씬 높은 이자 수익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길럼 전략가는 “꾸준한 소득에 의존하는 저축자와 투자자에게 채권시장에서 상당한 가치를 찾을 수 있다”며 일부 채권에서 5~6% 수준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10년 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수준이다.
실제로 2016년 9월 약 0.6%에 불과했던 미국 1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현재 약 4.3%다. 10년물 역시 당시 약 1.7%에서 현재 5% 안팎까지 뛰었다.
하지만 금리가 더 오른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채권금리와 채권가격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특히 채권 상장지수펀드(ETF)나 뮤추얼펀드를 보유한 투자자는 시장금리가 상승할 경우 평가손실을 입을 수 있다. 금리 변화에 대한 민감도를 나타내는 듀레이션이 긴 상품일수록 가격 하락폭도 커진다.
길럼 전략가가 만기가 자신의 투자기간과 일치하는 개별 채권을 보유하는 전략을 권하는 이유다. 예를 들어 5년 뒤 자금이 필요하다면 5년 만기 미 국채를 매입해 만기까지 보유하는 식이다. 중간에 매각하지 않는다면 시장금리 변동에 따른 가격 변화와 관계없이 만기에 원금과 약정된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인플레이션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 일반 채권의 이자는 고정돼 있어 물가가 예상보다 빠르게 오르면 실질 수익률이 낮아진다. 길럼은 채권 포트폴리오 일부를 물가연동국채(TIPS)에 배분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TIPS는 소비자물가지수 변화에 따라 원금이 조정되기 때문에 물가 상승 위험을 일정 부분 방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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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에는 고금리가 보다 직접적인 부담이다. 기업의 차입 비용을 높여 이익을 압박하고 소비자의 지출 여력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채권에서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면 주식의 상대적인 투자 매력도 역시 낮아진다.
라이언 디트릭 카슨그룹 수석 시장전략가는 “향후 한두 달 안에 10년물 국채금리가 6%를 넘어선다면 판이 뒤집힐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디트릭은 아직 주식시장에 대해 낙관적인 입장이다. 현재의 인플레이션이 기업 이익과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견조한 성장과 동시에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와 기업 실적이 버텨준다면 높은 금리가 반드시 주가 하락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보다 큰 문제는 밸류에이션이다. S&P500지수는 향후 12개월 예상 이익의 20배가 넘는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주식을 보유하기 위해 이미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있다는 뜻이다.
존 바랑코 올스프링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과거 사례를 감안하면 앞으로 주식시장의 수익률이 최근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올스프링이 1991~2025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주가수익비율(PER) 20배를 넘는 높은 밸류에이션에서는 이후 10년간 물가상승률을 웃도는 수익률을 거둘 수 있을지가 불확실했다.
바랑코 CIO는 “역사적으로 보면 수익률이 다소 낮아지는 시기에 들어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기술주 쏠림 줄이고 채권·중소형주·해외주식 분산
그렇다고 주식을 팔고 채권으로 갈아타라는 의미는 아니다.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것은 고금리 환경에 맞춰 포트폴리오의 위험을 분산하는 것이다.
특히 최근 몇 년간 기술주의 높은 수익률 때문에 투자자가 의도한 것보다 대형 기술주의 포트폴리오 비중이 크게 높아졌을 가능성이 있다. 바랑코 CIO는 많이 오른 종목의 비중을 일부 줄이고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미국 중소형주와 해외 주식으로 분산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결국 ‘하이어 포 롱거’는 주식과 채권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승리를 의미하지 않는다. 높은 채권금리는 투자자에게 오랜만에 의미 있는 이자 수익을 제공하지만 추가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 위험을 동반한다. 주식 역시 기업 실적이 견조하다면 상승 여력이 남아 있지만 높은 밸류에이션과 채권 수익률 상승이라는 부담을 동시에 안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주식 상승에 올라타는 것만으로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면 앞으로는 금리 위험과 밸류에이션, 인플레이션을 함께 고려한 자산 배분이 투자 성과를 좌우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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