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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의료개혁 후퇴 없다는 尹...여권 엇박자 더 이상은 안 돼

논설 위원I 2024.08.30 05:00:00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의료인 양성에는 10~15년이 걸린다”며 “지금 안 하면 안 되는 상황이라 부득이하게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생명권과 건강권이 공정하게 보장되도록 하는 것이 의료개혁인데 그걸 국가가 안 하면 국가라고 할 수 있겠냐”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국정브리핑 및 기자 회견에서 “열린 마음으로 검토하겠다고 여러 번 얘기했지만 의사 단체들은 오히려(정원을)줄이라고 한다”면서 “정부가 어떻게 해야겠냐”고 반문했다. 의·정 갈등의 장기화 속에 여권 내부 갈등까지 겹친 탓에 대통령실의 입장이 주목됐지만 의료 개혁을 강력히 밀고 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의대 정원 확대를 축으로 한 의료 개혁의 명분엔 틀린 곳이 없다. 윤 대통령이 “지금 해도 2035년 기준으로 1만 5000명이 부족하다”고 이날도 강조했지만 의대 증원은 국책연구소 분석과 대학들의 수요 조사도 거쳤다. 정부가 필수·지방 의료 확충을 위해 법과 절차에 따라 결정한 것이며 법원도 “공익에 부합한다”고 정부 손을 들어줬다. 윤 대통령이 “지방 종합병원이나 공공 병원을 가 보면 응급실 응급의학과 의사가 거의 없다”고 말했듯 지역 의료는 붕괴 일보 직전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최근 2026학년도 의대 증원 유예 방안을 대통령실에 꺼냈다가 거부당한 후 벌어진 양측의 엇박자는 심히 우려스럽다. 충분한 조율을 거치지 않은 채 제의 사실을 외부에 공개해 대통령실 반발을 산 한 대표의 행보는 납득하기 어렵다. 한목소리를 내도 시원찮을 판에 갈등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의료 개혁은 물론 정부·여당의 국정 운영 전반에 큰 차질을 빚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30일 예정됐던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지도부 만찬이 전격 연기된 것만 봐도 그렇다.

윤 대통령이 의료 개혁을 꼭 해내겠다고 다짐했지만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다. 의료 대란 공포가 최고조에 이르는 추석 연휴가 얼마 남지 않은 데다 각급 병원과 환자들이 위기 상황에 몰리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시간은 정부에 유리하지 않다. 의료 개혁이 좌절한다면 피해는 국민 몫이다. 성공적인 개혁 완수를 위해서도 대통령실과 여당은 더 이상 엇박자를 내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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