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태동기부터 활약한 H&Q, 다음 20년은 누가 이끌까

허지은 기자I 2024.07.01 12:00:00

[사모펀드 세대교체]⑥
3인 대표에 2019년 김후정 부사장 합류
백미정·이민훈·이승호 전무 2세대 라인업
평균 근속연수 20년…중장기 교체 이뤄내

사모펀드가 국내에 태동한지 20년이 지났다. 강산이 두 번이나 변하는 세월이 흐르면서 국내 사모펀드를 자리잡게 한 1세대들은 이제 다음을 생각해야하는 시기가 됐다. 앞으로 20년 이상을 성공적으로 끌어갈 수 있는 경영 승계가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해외의 경우 사모펀드 경영 승계 문제는 출자의 주요한 요건 중 하나로 꼽힐 정도다. 국내에서도 세대교체 행보를 이미 보이고 있는 곳들과 서서히 세대교체를 준비하는 곳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국내 주요 사모펀드들의 세대교체 상황을 총 여섯 편에 걸쳐 정리해본다.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H&Q코리아는 토종 사모펀드(PEF) 운용사 중 가장 오래된 업력을 지닌 국내 PEF 업계의 ‘산증인’이다. 이정진·이종원·임유철 등 3인 체제에 2019년 김후정 대표가 합류해 4인 공동대표 체제를 구축했다. 평균 근속연수 20년을 자랑하는 1세대 경영진이 아직 회사를 이끌고 있지만, 김 대표를 비롯해 후배격 임원들이 늘어나면서 본격적인 세대 교체의 서막이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H&Q는 1998년 국내에 진출한 H&Q아시아퍼시픽의 서울 사무소를 전신으로 한다. 국내 사모펀드가 법제화된 후 2005년 서울 사무소가 분사하면서 독자 체계를 구축했다. 당시 분사와 함께 조성한 1호 펀드에 국민연금의 출자를 이끌어내며 사모펀드계의 ‘엄친아’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국내에선 진대제 스카이레이크 회장(1952년생), 도용환 스틱인베스트먼트 회장(1957년생) 등과 함께 50년대생 창업 멤버를 가진 사모펀드로 꼽힌다.

(왼쪽부터) 백미정·이민훈·이승호 H&Q 전무 (사진=H&Q)
◇ 3인→4인 공동대표, 차세대 라인업도 구축

H&Q는 공동 대표 체제를 구축해 함께 의사를 결정하는 독특한 구조를 확립했다. 2005년 분사 이후 2008년 이정진 대표의 합류로 이정진·이종원·임유철 3명의 공동대표가 10년 넘게 합을 맞춰왔다. 이들의 평균 근속연수만 20년이 넘는다.

이동원 전 외무부 장관의 사위로 알려진 이정진 대표는 1958년생으로 서울증권 부사장, 한일투자신탁운용·밸류퀘스트·리드코프 대표 등을 역임했다. 공동대표 가운데 이종원 대표는 H&Q코리아가 서울 사무소 시절인 1998년부터 함께한 원년 멤버다. 임유철 대표는 리타워테크, 리드코프 등에서 근무하다가 2002년 H&Q에 합류했다.

2019년 김후정 파트너가 H&Q의 공동대표로 올라서며 4인 체제가 완성됐다. 김 대표는 이종원 대표와 마찬가지로 1998년부터 함께한 인물로, 원년 멤버가 공동대표에 합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오랜 공동대표 체제 하에서 현재 H&Q는 4인이 함께 의사를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내부에서 2세대로 분류되는 인물은 백미정·이민훈·이승호 전무다. 백미정·이민훈 전무는 2019년 김후정 대표의 공동대표 합류 당시 각각 전무와 상무로 승진했고 파트너 자격을 얻었다. 이어 2021년 스탠다드차타드(SC)증권 출신 이승호 전무가 합류하며 차세대 파트너 라인업을 구축했다.

올해 H&Q는 ‘5호 펀드’를 통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1조원대 펀드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5호 펀드는 H&Q가 지난 2020년 이후 4년만에 조성하는 블라인드 펀드(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고 조성하는 펀드)이자, 첫 조단위 펀드다. 현재 H&Q는 국민연금·새마을금고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꾸리고 11번가 매각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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