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앞두고 온라인에서 KTX나 SRT와 같은 고속열차의 불법 암표 거래가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 매년 명절을 앞두고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면서 코레일(한국철도공사)과 중고거래 플랫폼 등도 암표 거래 대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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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표 장사꾼들은 추석 연휴 기간(28~3일)을 앞뒤로 주요 구간의 KTX·SRT 승차권 대부분이 매진됐다는 점을 악용해 한몫 챙기기에 나선 것으로 보였다. 한 판매자는 이달 27일 오후 5시 42분 광명발 대구행 KTX 티켓을 7만원에 판매한다고 설명했다. 해당 티켓은 원가가 4만1300원이지만, 매진 상태다. 또 다른 판매자는 28일 서울발 포항행 8시 7분 티켓을 ‘999999원’에 올려 놓기도 했다.
열차 승차권을 정상 가격보다 비싸게 파는 행위는 철도사업법 제10조 및 경범죄처벌법 3조를 위반하는 불법행위다. 자신이 구입한 가격을 초과한 금액으로 다른 사람에게 판매하거나 이를 알선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돼 있다.
그러나 우후죽순으로 올라오는 암표 거래 글에 선의의 피해자들은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명절마다 부산을 가는 이모(31)씨는 “입석도 없어서 어르신들 중 못 내려 가는 분들이 많다”며 “웃돈을 줘가면서 미리 선점해서 그렇게 한다는 게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 같아 보기 안 좋다”고 말했다. 강릉이 고향인 김모(34)씨는 “명절마다 서울에서 강릉에 갈 때마다 KTX표를 구매하기가 어려운데 한 편에서는 웃돈을 주고 판매하고 있다는 게 화가 난다”며 “제대로 단속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코레일도 2022년 1월부터 승차권 다량 구매를 방지하기 위해 매크로를 활용한 이상 접속 행위에 대해 감시에 나섰다. 또 카카오, 네이버, 중고나라 등에서 승차권 암표 거래 단속을 위해 거래 게시물 차단 등도 요청하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불법 승차권 구매로 인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홈페이지 공지 등 계도 활동을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고거래 플랫폼 등도 암표를 막기 위한 대책에 나서고 있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승차권·기차표 등 관련 키워드를 판매 금칙어로 설정해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게시글이발견될 경우 운영 정책에 따라 게시글을 즉시 노출되지 않게 하고, 이용자에게는 삭제 경고 및 알림이 발송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