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 정국이 개인 라이브 방송에서 어깨를 들썩이며 흥얼거린 이 노래, 최근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에서 인도 영화 최초로 주제가상을 거머쥔 영화 ‘RRR: 라이즈 로어 리볼트’ OST ‘나투 나투(Naatu Naatu)’다. 올 초 인도 주재 한국대사관 직원들이 모두 모여 만든 ‘나투 나투’ 커버댄스 영상이 공개 하루 만에 조회 수 350만회를 기록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정국도 춤추고 노래 부르며 스며든 인도의 매력, 투자업계 큰손들에게도 전파되는 중이다.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인구 대국으로 떠오른 인도의 무궁무진한 잠재력에 주목한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베팅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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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본시장 큰손 국민연금이 해외 및 대체투자를 확대하고자 인도 뭄바이에 해외 사무소를 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앞서 한국투자공사(KIC)도 뭄바이 지역을 신규 투자 거점으로 삼고, 연내 해외 사무소 설립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주요 연기금과 국부펀드가 우량 투자 건을 발굴 및 선점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해외 현지 거점을 확대하는 추세다.
국민연금은 기금 규모가 증가하면서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투자지역을 다양화하는 등 해외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현재 국민연금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뭄바이에 해외 사무소를 개소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이유다. 국민연금은 뭄바이 사무소를 설립 중인 KIC와도 관련 내용으로 소통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비중은 49.2%(460조9000억원)로, △주식 57.5%(264조9000억원) △채권 14.7%(67조7000억원) △대체투자 27.8%(128조2000억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미 KIC는 지난해부터 대체투자 비중을 늘리고 지리적 다변화 등을 위해 신규 전략지역에 대한 진출을 고려해왔다. KIC는 최근 니르말라 시타라만 인도 재무장관과 만나 투자 협력을 위한 면담을 진행하기도 했는데, 양국의 수교 50주년을 맞아 경제 교류를 활성화하는 취지에서 만남이 성사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KIC는 지난 2010년 미국 뉴욕지사 개소를 시작으로 영국 런던지사·싱가포르지사·샌프란시스코 사무소를 두고 있다.
KIC 관계자는 “최근 우량 대체투자 기회 선점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사모주식 및 벤처투자 기회가 풍부한 아시아 지역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뭄바이를 신규 투자거점으로 선정하게 됐다”며 “인도가 인구 및 개발, 소비수준 등 구조적인 측면에서 성장 가능성이 크고 많은 투자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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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연합(UN)에 따르면 올해 인도가 세계 1위 인구 대국이 될 것으로 보면서 업계에서는 인도가 향후 경제 대국이 될 가능성이 클 것이라 전망한다. 특히 IT 강국인 인도가 세계 3위 규모 스타트업 생태계를 갖추고 있는 점을 주목하고 벤처 투자 기회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중 갈등이 심화하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가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실제로 해외 연기금은 이미 인도의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많이 진출한 상태다. 지난 2004년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Temasek)’에 이어 △2008년 말레이시아 국부펀드 ‘카자나(Khazanah)’ △2010년 싱가포르투자청(GIC) △2015년 캐나다연금(CPP) △2022년 캐나다 온타리오교직원연금(OTPP) 등 총 6곳의 기관투자가들이 뭄바이에 진출해 있다.
국내 공제회들도 동남아시장에 대한 신규 투자를 서서히 시작 중이다. 교직원공제회는 장기적으로 높은 성장 모멘텀을 보유한 인도 지역에 대한 위탁투자를 위해 운용사를 모집했고, 행정공제회도 설립 이후 베트남 주식형 사모펀드(PEF) 위탁운용사를 올해 처음 뽑는다. 미국과 유럽에 편중된 투자에서 벗어나 숨은 보석을 발굴해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인도와 한국이 수교 50주년을 맞아 경제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인도가 성장 속도 측면에서도 중국을 능가하는 추세”라며 “현재 중동 국부펀드들도 인도 사무소 설립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이 뉴욕이나 런던 이외에도 대체투자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기 위한 신규 해외지사 설립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