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받는 '서울역북부 역세권' 개발…조달금리 떨어졌다

김성수 기자I 2023.03.31 06:44:02

한화임팩트서 차입금리 9.5→7.9%로
9~10월 착공시 13년 표류사업 가시화
2026년 준공 목표…본PF 금리하락 예상
한화서 장기차입금 450억 10%대 조달
한화 계열사 다수 참여…금융지원 기대

[이데일리 김성수 기자] 한화 건설부문이 서울역북부 역세권 개발 사업비를 더 유리한 조건에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시장이 ‘레고랜드 충격’을 극복하면서 조달금리가 기존 9%대에서 7%대로 낮아졌다.

오는 9~10월 착공에 나설 경우 13여년간 표류했던 사업이 가시화되는 만큼 조달금리는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연내 기준금리 인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한화 계열사가 금융지원에 나설지 주목된다.

◇ 한화임팩트서 차입금리 9.5→7.9%로…9~10월 착공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가 지분 60%를 보유한 시행사 ‘서울역북부 역세권개발’은 지난달 27일 최대주주 한화임팩트로부터 사업비(단기차입금) 220억원을 고정금리 7.93%에 차입했다.

작년 11월 25일 계약체결 시점에는 금리가 9.59%였는데, 지난달 변경계약을 체결하면서 금리가 7%대로 낮아졌다.

(자료=서울시)
시행사 ‘서울역북부 역세권 개발’의 최대주주는 한화임팩트(구 한화종합화학)다. 지난 2021년 말 기준 한화임팩트의 지분율은 40%며, 한화 건설부문(구 한화건설)과 한화커넥트가 각각 29%,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나머지 2%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커넥트는 서울역, 청량리역 등 민자역사를 개발·운영한 회사다. 상업환경 분석부터 상품기획(MD) 전략 수립, 임대, 시설 관리에 이르기까지 복합상업시설 개발·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시행사의 사업비 대출금리가 이처럼 낮아진 것은 PF 자금시장이 작년에 비해 안정세를 되찾았기 때문이다. 작년 11월 당시만 해도 ‘레고랜드 사태, 롯데건설 자금난, 둔촌주공 PF차환’ 등 3대 악재로 단기차입금리가 12% 등 두자릿수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상환, 롯데건설 유동성 위기 해소,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 ABCP 차환 등 시장에 긍정적 소식이 잇따랐다. 또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더해져 작년보단 시장 분위기가 개선됐다.

서울역북부 역세권 개발은 서울역북부 유휴부지 개발사업을 맡은 시행사다. 서울역사 뒤에 있는 중구 봉래동2가 122번지 일대 유휴 철도용지 2만9093.4㎡에 주거형 오피스텔, 오피스, 숙박시설 등을 신축·개발·분양한다.

한화 컨소시엄(한화종합화학, 한화건설, 한화역사, 한화리조트, 한화에스테이트)이 민간사업자로 선정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완공되면 그동안 공터였던 대규모 철도 부지에 지하 6층~지상 38층, 총 5개 건물로 이뤄진 연면적 35만㎡ 전시·호텔·판매·업무 복합단지가 들어선다.

서울 도심 강북권 최초로 2000명 이상을 수용하는 국제회의 수준 전시장, 회의장을 갖춘 컨벤션(MICE) 시설이 생긴다. 사실상 ‘강북의 코엑스’가 되는 셈이다.

이번에 차입한 자금의 상환일은 오는 12월 27일이며, 조기 상환이 이뤄질 수도 있다. 향후 프로젝트파이낸싱(PF) 약정서 및 관련 계약에 따른 자금집행 순서에 의해 한화임팩트가 계약상 ‘대여원리금’ 상환이 가능하다고 판단해서 통지한 날이 상환일(오는 12월 27일)보다 더 빠를 경우다.

◇ 연내 금리인하 불투명…한화 ‘2조 사업비’ 지원할까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역북부 역세권 개발사업은 오는 9~10월 착공 예정이다. 현재 인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며 오는 2026년 준공이 목표다. 착공하면서 본PF로 전환될 경우 이번에 차환한 금리(7.93%)보다 자금조달 금리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본PF는 인허가 위험이 사라진 상태라서 착공 전 사업비 조달 목적으로 빌리는 브릿지론보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낮다. 게다가 실제 착공하면 지난 13년여간 표류했던 사업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되는 것이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사라지게 된다.

또한 서울역북부 역세권개발은 사업비가 약 2조원 규모로 큰데,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금리가 1%포인트(p)만 낮아져도 이자비용이 수백억원 줄어들 수 있다. 컨소시엄에 한화 계열사가 다수 포함된 만큼 이자비용을 아끼기 위해 한화 측에서 금융지원을 할지 주목되는 이유다.

한화는 시행사 ‘서울역북부 역세권 개발’에 750억원 한도로 자금보충약정을 제공하고 있다. ‘자금보충약정’은 주로 PF에서 사용되는 개념이다. 회사가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 다른 회사가 돈을 빌려주거나 출자하기로 하는 약정을 뜻한다. 작년 말 당시에는 실제로 발생한 자금보충약정 금액이 없었다.

서울역북부역세권개발 공시 중 일부캡처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또한 ‘서울역북부 역세권개발’은 작년 12월 21일 한화로부터 사업비(장기차입금) 450억원을 고정금리 10.08%에 차입했다. 총 3번에 걸쳐 차입이 이뤄지는데 △1차(작년 12월) 320억원 △2차(올해 3월) 100억원 △3차(올해 6월) 30억원 순이다.

기간은 오는 12월 27일까지만, 상환시기는 만기 일시 상환(조기상환 가능)으로 상호 협의해서 조정 가능하다. ‘장기차입금’이라고 적혀있는 만큼 차입기간이 1년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화 측은 계열사 자금지원 가능성에 대해 즉답을 피했다. 한화 관계자는 “한화 컨소시엄에 재무적투자자(FI)로 들어오는 업체들이 있다”며 “본PF 조달 시점이 되면 그 때 상황을 보고 적합한 전략을 세울 것인 만큼 현재로서는 확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사업의 민간사업자 ‘서울 스마트 마이스파크’에 참여한 회사는 한화그룹(지분율 39%), HDC그룹(20%), 하나금융투자, 신한은행, 이지스자산운용, HDC자산운용, 금호건설, 중흥토건, 우미건설, 킨텍스, 넥슨, 아이파크몰, 한화갤러리아, 신라호텔, 한화호텔앤리조트, 한화큐셀, 한화시스템, 메가존 등이다.

디에이그룹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 나우동인건축사사무소, 파퓰러스(미국), 베노이(영국)가 설계를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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