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떠나고 유승민 전 의원이 차기 당권을 놓고 몸풀기에 나서자 당이 술렁이기 시작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있는 ‘반윤’(반윤석열) 대표주자 격인 유 전 의원은 현재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데요.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역선택’ 지지율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역선택 방지 조항’을 반드시 넣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 ‘배진솔의 전자사전’에서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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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선택은 부작용도 있지만 다양한 층을 투표에 참여시켜 민심을 반영하고 중도층을 흡수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습니다. 당을 지지하는 사람들로만 투표를 할 경우 전체의 여론을 수렴하기 어려워진다는 단점이 있기 대문이죠. 그래서 지난 대통령 선거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당내 경선 때도 국민의힘은 국민 여론과 당원 여론을 일정 비율로 배합해 진행했습니다.
실제 유승민 전 의원은 가장 최근 나온 여론조사에서도 차기 당 대표 적합 여론이 37.1%로 가장 높게 나왔습니다. 여론조사업체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실시한 지난 11일~12일 전국 18세 이상 10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같은 결과가 14일 나왔는데요.
유 전 의원에 이어 나경원 전 의원(16.2%), 안철수 의원(10.8%), 김기현 의원(6.3%), 조경태 의원(1.1%), 윤상현 의원(0.9%) 순으로 결과가 나왔죠. 여기서 특히 중도층에서 유 전 의원 36.9%, 안 의원 12.1%를 진보층에서 유 전 의원이 53.8%를 차지한 점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반면 보수층에서는 유 전 의원(20.7%)은 나 전 의원(30.4%)에게 10%포인트 가까이 뒤처졌습니다.(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0%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윤상현 의원은 지난 15일 한 라디오에서 유 전 의원이 대통령에 대한 공격을 하는 것을 문제 삼으며 “국민의힘 의원은 무조건 거의 100%가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어야 된다고 의견 합치를 가지고 있다”며 “지난 대선 후보 경선 때 우리가 역선택 방지조항을 못 넣었는데 민주당은 역선택 방지 조항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도 지난 11일 라디오를 통해 “유승민 전 의원이 여론조사 1등으로 나오는 내용은 민주당 지지자들이 유 전 의원을 지지하고 있다. 역선택이 아니라 실제 지지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봤을 때 국민의힘이 가장 망가지는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이에 국민의힘은 내부적으로 역선택을 방지하기 위한 ‘전당대회 룰’ 개정을 고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당원투표 70%, 일반여론조사 30%로 당대표를 뽑도록 하고 있는데, 당원 비중을 80%에서 최대 100%까지로 높이고 일반여론조사 비율은 낮추는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한 초선 의원은 “당내에 대선 주자는 민심 반영을 위해 일반인 투표가 필요하지만 당대표는 당의 대표라서 당원이 뽑아야 마땅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라며 “특히 일반 당원과 책임 당원이 나눠져있으니 당원들로만으로도 투표 비율을 나눌라고 하면 나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