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도중 국군 첨단 무기체계를 설명하는 영상 도중 한국형 3축 체계를 소개하면서 대량응징보복(KMPR) 부분에 ‘현무’ 미사일 모습이 나왔습니다. 영상은 이에 대해 “여기(KMPR)에는 세계 최대 탄두 중량을 자랑하는 고위력 현무 탄도미사일도 포함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를 두고 언론들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전략 무기인 ‘괴물 미사일’이 처음으로 공개됐다고 소개하면서, ‘현무-5(Ⅴ)’로 명명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8~9t의 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행사에서 공개된 영상은 기존 현무-2(II)의 2021년 개량형 발사 영상이라고 분석하기도 해 그 실체는 아직 정확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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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점은 세계에서 유례없는 탄두 중량의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취임 초 북한의 잇딴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으로 청와대 내 ‘북핵대응TF’를 만들었습니다. 이 TF에는 박종승 현 국방과학연구소장 등 국내 대표 미사일 전문가들도 참여했습니다.
상식적으로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선 핵이 필요합니다. 비슷한 급의 무기여야 억제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핵 보유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임을 감안해 TF는 고위력의 재래식 미사일을 여러 발 동시에 쏘는 방안을 제시합니다. 북한도 남한과 마찬가지로 평양에 주요 기구와 정권 핵심 관계자들이 밀집해 있고, 주요 시설들은 지하에 벙커화 돼 있다는 점에 착안했습니다.
이에 탄두 중량이 8~9t에 달하는 미사일을 평양에 1000여발 쏟아 부을 경우 그 파괴력과 피해 정도는 전술 핵무기에 버금가는 위력이라고 문 대통령에게 보고합니다. 보통의 탄도미사일 탄두 중량은 1~2t 수준에 그치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독특한 접근입니다. 이게 가능하려면 한미 미사일 지침이 개정돼야 했습니다. 문 대통령이 임기 내내 미사일 지침 개정에 매달린 이유입니다.
◇탄두중량 해제 합의…결국 지침 종료까지
과거 미국은 한국의 미사일 개발을 견제하면서 국산 지대지 탄도미사일 ‘백곰’ 프로젝트 중단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우리는 1979년 한국의 미사일 개발을 미국이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인 ‘사거리 180㎞ 이내, 탄두 중량 500㎏ 이내’로 하겠다고 약속합니다. 우리 군의 미사일 개발의 ‘족쇄’가 된 한미 미사일 지침의 탄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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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기술 발전과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의 문제와 맞물려 한미는 1차로 2001년, 2차로 2012년 지침을 개정합니다. 그러나 최대사거리 300~800㎞, 탄두중량 500㎏ 수준에 그쳤습니다.
◇단번에 평양 초토화 ‘괴물 미사일’
그러나 문 대통령은 2017년 최대사거리는 그대로 두고 탄두중량을 무제한 늘릴 수 있도록 미국과 미사일 지침을 개정합니다. 탄두중량 제한 해제 합의로 2t 이상의 고위력 탄두를 탑재하는 탄도미사일 개발이 본격화 된 것입니다. 이에 더해 문재인 정부는 2020년 7월 우주발사체에 대한 고체연료 사용 제한 해제를 이끌어 내고, 2021년 5월, 결국 미사일 지침 종료까지 얻어냅니다. 국내 개발 미사일의 최대사거리와 탄두중량 제한이 없어진 것입니다. 42년만의 미사일 주권 회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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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28일 북한 매체는 우리 군이 개발한 고위력 탄도미사일의 탄두 중량이 6~9t이라고 언급한바 있습니다. ‘끝을 모르는 동족 대결 광기’라는 글을 통해 “남조선 호전광들은 9월 3000t급 잠수함에서의 탄도미사일 수중 시험 발사와 탄두 중량이 6~9t 정도인 고위력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놀음을 벌여놨다”고 했습니다. 이번 국군의날 영상에 공개된 미사일이 과거 현무 미사일이건, 8~9t의 ‘괴물 미사일’이건 북한을 두려움에 떨게하는 무기체계인 건 분명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