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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시설인 평택캠퍼스에서 생산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향후 반도체 시장 수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전날 평택 3라인(제3공장) 가동뿐만 아니라 미래 반도체 수요에 적기 대응하기 위해 4라인 착공을 위한 준비작업도 착수했다고 밝혔다. 3라인에 극자외선(EUV) 공정 기반의 D램과 5나노 이하 파운드리 공정 등 다양한 첨단 생산시설을 확대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이어 4라인과 5라인 가동을 위한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4라인에 대해 “구체적인 착공시기와 적용 제품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향후 반도체 시장의 수요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기초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은 같은날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업황이 좋지 않으며 단기간 내 회복할 가능성이 적다고 진단했다. 다만 “항상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시장이 좋지 않을 때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정해진 투자를 조절하는 식으로 지금 우리 위치가 지금보다 나아지는 기회를 삼도록 하고 있다”고 향후 투자 방향을 밝혔다.
그는 앞서 과거 삼성전자 투자 패턴 관련 호황기에 투자를 좀 더 많이 하고 불황기에 적게 하는 경향이 있다고도 분석했다. 그럼에도 반도체 사이클이 빨라지고 있는 만큼 시장 상황에 의존하기보다 삼성전자 페이스에 맞게 투자를 꾸준히 할 것이라는 계획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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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도 지난 6일, 충북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인 ‘M15’ 옆에 확장 공장(팹) 개념으로 ‘M15X’를 착공하기로 했다. 계획보다 앞당겨 착공하는 것으로 약 6만㎡ 부지에 M15X 공장을 착공, 오는 2025년 초 완공한다는 목표다. 회사는 향후 5년에 걸쳐 M15X 공장 건설과 설비 구축에 총 15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같은 결정에는 2025년께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공급능력을 미리 확보하려는 계획이 담겨 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증설을 결정하며 “지난 10년을 돌이켜 보면, 위기 속에서도 미래를 내다본 과감한 투자가 있었기에 SK하이닉스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이제는 다가올 10년을 대비해야 하며, M15X 착공은 미래성장기반을 확보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M15X는 복층 구조로 기존 청주 M11, M12 두 개 공장을 합한 것과 비슷한 규모다. 다만 어떤 제품을 생산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미래 수요에 따라 제품이 정해질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대규모 생산라인 확보 및 증설 등 우리 기업들의 과감한 결단력을 두고 중국 등 경쟁사들과의 기술격차를 벌리기 위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진호 한양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우리나라 메모리반도체 기술력이 미국 마이크론과 중국 YMTC 등 해외 경쟁사에 따라잡히는 위기 상황을 새로운 투자와 제품 개발로 극복하겠다는 의지 표명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모든 제품에 반도체가 필요해지는 상황에서 반도체 수요가 당연히 커질 것이라고는 예상하고 투자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지만 빠르게 이익을 낼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주저할 수 있다”면서도 “미래를 대비하는 입장에서 과감하게 투자에 나서는 것은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으로서의 자신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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