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선 ‘마이너스’ 수익률에도 2000억원이 유입되는 등 투자자 손길을 이끌었다. 반도체·바이오 등 미래 성장산업 선두 기업들에 대한 분산투자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는 평이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대외 여건이 민감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 등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중장기를 감안하면 저가 매수는 유효하단 판단이다.
◇ 삼성그룹 펀드, 3개월 급락장서 국내 주식형 5.5%P 상회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2일 기준 삼성그룹 운용 펀드 26개의 최근 1개월 평균 수익률은 0.66%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0.34%)를 웃도는 수치다. 삼성그룹 펀드 3개월 수익률은 -6.92%로 ‘마이너스’에 머물렀지만, 국내 주식형 평균(-12.44%)을 5.52%포인트 상회했다.
상품별 클래스 펀드 기준으로는 3개월 새 삼성자산운용의 ‘삼성퇴직연금삼성그룹주40증권투자신탁 1[채권혼합]Ce’이 -2.48%로 가장 선방했다. 이 펀드는 채권혼합형으로 지난 4월 기준 국내 주식 37.2%, 국내 채권 58.3% 비중으로 담고 있다. 주식형 펀드 전반이 상대적으로 더 부진한 국면에서 채권혼합형이 우위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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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훈 삼성자산운용 펀드 매니저는 “한국 주식시장이 인플레이션 압력에 따른 통화정책 긴축 우려와 경기 경착륙 가능성에 급락하는 가운데, 해당 펀드의 주식 비중을 탄력적으로 대응해 수익률을 방어했다”며 “해당 펀드의 순자산가치(NAV) 대비 개별 종목 노출도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물산 등 종목 비중이 여타 펀드보다 높다”고 말했다.
연초 이후 ‘부진의 늪’에 빠졌던 삼성전자는 1개월 새 5.69% 상승했다. 인플레이션 국면 지정학 리스크 장기화 속 공급망과 수요 둔화 우려에 실제 펀더멘털보다도 큰 폭 조정받았지만, 조정이 다소 과도했다는 평가 속 외국인이 유입되며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 올해 ‘마이너스’에도 2000억원↑…“우량기업 저가 매수”
삼성그룹 펀드는 연초 이후 ‘마이너스’ 수익률에도 투자자들의 손길을 끈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기준 올해 들어 2071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삼성그룹주는 반도체, 바이오, 보험 등 미래 유망 산업 선두 기업에 분산 투자 효과를 누릴 있다는 평가다. 운용사들은 최근 조정장세에 기업들의 가격이 낮아진 점을 감안해 삼성전자 비중을 확대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최근 삼성그룹 적립식 펀드 운용전략을 개편해 주식 선물을 이용해 삼성전자 투자 비중을 30%대까지 확대했다. 회사는 2004년 11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삼성그룹주 펀드를 선보였고,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증권펀드2(주식)’는 최근 3개월 전체 삼성그룹 펀드에서 클래스 기준 설정액 유입 규모(25억원)가 가장 컸다.
선물은 변동성이 있지만 장기 우상향 기대감이 확고한 만큼, 반등 시 초과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한 셈이다. 자본시장법상 공모펀드는 한 종목을 10% 이상 담을 수 없지만 삼성전자는 예외적으로 시총 비중까지 투자 가능하다. 이에 일반 공모펀드에선 삼성전자를 약 20~25% 수준까지만 담을 수 있는데 주식 선물을 이용해 투자 비중을 10%포인트가량 늘리게 된 것이다.
김효찬 한국투자운용 펀드 매니저는 “한국 주식시장 역사를 보면 큰 폭 하락 이후에 반등하는 장세에서는 수출 비중이 높아 실적 회복 속도가 빠른 삼성그룹주펀드가 코스피 대비 우월한 성과를 기록했다”며 “주식 선물로 삼성전자 투자 비중을 30%대까지 확대해 주가 반등 시 초과 수익을 최대화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도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과 경기 불안감, 대외 여건에 민감한 국내 증시의 외국인 자금 유출 등 불확실한 환경은 지속될 전망이지만, 저가 매수 기회가 유효하단 판단이다. 삼성그룹 펀드 한 운용역은 “하반기에도 불안감이 지속되겠지만, 통화정책 정점 이후 기대되는 부양책과 이를 선반영한 주가의 반등 가능성 등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며 “단순히 위험회피 보다는 저가 매수 관점에서 접근하면 시장보다 양호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