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선 대진표가 확정됐다. 사실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양강대결로 압축된 가운데 대선 판세를 놓고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대체로 정권교체론이 우세하다는 분석이 많았지만 각종 변수에 따라 차기 대선구도가 복잡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의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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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 교수는 “선거 구도는 정권 교체론이 정권 재창출론을 얼마나 압도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지난 5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했다. 한국갤럽이 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물은 결과 ‘정권 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이 57%로 나타났고, ‘현 정권 유지를 위해 여당 후보가 당선되는 게 좋다’는 33%에 그쳤다.
지난해 8월부터 매월 조사한 이래 정권 교체론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권 유지론과 격차도 최대로 벌어졌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신 교수는 “역사적으로도 항상 대선 전에는 정권 교체론이 우세했지만, 24%포인트 차는 역대 최대 차다. 정권 교체론이 그만큼 압도적이라는 것”이라며 “500만표라는 역대 최대 표차가 났던 제17대 대선에서도 정권 교체론이 우세했으나 정권 재창출론과 10.2%포인트 차 밖에 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유권자들의 이념이 보수화된 것도 국민의힘에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탄핵 이후 치러진 제19대 대선에서는 진보가 급증했지만, 최근 유권자 이념조사 결과를 보면 보수가 우위를 점한 후 다달이 그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며 “진보가 급감하고 보수가 증가한 현재의 구도를 후보 하나가 바꾸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장동 의혹과 고발사주 의혹 등 이재명·윤석열 후보가 걸려있는 사법 리스크에 관해서는 “윤 후보의 ‘고발사주 의혹’은 일반 국민들이 자신과 직접 관련이 있다고 느끼기 어려운 반면, 이 후보의 부동산 이슈는 국민들의 이익과 직결되는 중차대한 문제”라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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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교수는 이어 “둘 다 비호감도가 높은 후보들”이라며 “특히 모두 중도층, 20~30대, 여성 등에 인기가 별로 없다. 양쪽이 이걸 어떻게 견인해내느냐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또 두 후보의 입에 주목했다. 차기 대선 레이스 도중 예측불허의 말실수가 터져나올 경우 대선판세가 출렁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 후보의 경우 형수 욕설 논란은 물론 여배우 스캔들 등 도덕성 시비에 휘말렸을 때 나온 말들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고 봤다. 윤 후보의 과제는 말 실수 줄이기다. 최 교수는 “이 후보는 정책 이해도가 아무래도 윤 후보보다 높고 워낙 말을 잘하지 않나. 이제 토론할 상황이 많아질 텐데 그때 또 어떤 말실수를 하느냐가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며 “앞으로 4개월이 남았는데 대선 국면에선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라고 말했다.
제3지대 부상에 따른 여야간 후보단일화에 관해서는 여권보다는 야권이 더 수월할 것이라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신 교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입장에서 의석 3석을 가지고 정치력을 발휘하긴 힘들다. 끝까지 완주해서 정권 교체하지 못했을 경우 후폭풍을 감당하는 것도 부담”이라며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민주당에 뒤통수를 그렇게 크게 맞았던 앙금을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교수는 “윤 후보가 현재 단일화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건 후보 선출이 되자마자 안 대표를 압박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반면 심 후보는 진보정당의 존재감이나 향후 입지 때문에 단일화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