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고 박원순 전 시장 시절 막대한 혈세를 들여 추진했던 태양광 사업을 최근 강력 비판했다고 한다. 2014~2020년까지 베란다형 태양광 미니발전소 보급 사업에 참여한 업체 68곳 중 14곳이 3~4년 만에 문을 닫았고, 이들 업체에 120억원에 이르는 보조금이 지급됐다는 이유에서다. 오 시장은 특히 이 중 3개 업체는 보조금만 받은 후 그 해에 바로 폐업했다며 “이 정도면 사기 아니냐”는 표현까지 동원했다.
오 시장의 분노는 복마전 소리를 들어가면서도 1조7000억원의 예산을 쏟아부었던 전임 시장의 무리한 정책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터져 나온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시야를 넓혀 본다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태양광 사업을 단기간에 급속 확대 추진하면서 파생된 부작용과 인, 허가·예산 및 업체 선정 등을 둘러싼 비리 의혹이 앞으로 얼마든지 더 불거질 수 있음을 알리는 신호에 불과할 수 있다. 서울시만에 국한될 일이겠냐는 것이다.
감사원은 이미 10조원 이상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새만금 수상 태양광 사업과 관련, 이 사업의 첫 단추인 300㎿급 발전소를 추진 중인 한국수력원자력에 실질 감사 계획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만금재생에너지사업 민관협의회 민간위원들의 감사 청구에 따른 것으로 업체 선정과 관련한 특혜 의혹과 설비 자재 등이 감사 대상이라고 한다. 새만금호 전체 면적의 7%에 해당하는 넓이에 세계 최대 규모의 수상 태양광을 설치하겠다는 계획이 초반부터 잡음에 휘말린 셈이다.
문 정부가 태양광과 풍력 등의 비중을 2030년까지 20%로 높인다며 100조원의 국가 예산을 쏟아붓겠다고 한 후 태양광 사업은 대규모 환경파괴 등 난개발 논란 속에서도 확대일로를 달리고 있다. 2017년 5372개였던 전국 태양광 발전소는 지난 6월 말 9만1017개로 급증했다. 발전소가 우후죽순으로 늘어난 과정에서 국민 세금이 잘못 쓰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서울시와 정부는 차제에 태양광 사업에 문제가 없는지 철저 조사에 나서야 한다. 비리가 있다면 반드시 뿌리뽑고 사법처리해야 한다. 이야말로 문 정부 후반의 핵심 마무리 과제 중 하나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