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CLASS]당뇨병, 치주질환과도 연관성 있다

이순용 기자I 2021.01.03 08:30:07

이상열 경희대학교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이상열 경희대학교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당뇨환자는 혈당관리에 조금만 소홀해도 다른 합병증에 걸릴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망막증, 신증, 신경병증, 당뇨발, 동맥경화에 이어, 6번째 당뇨병 만성 합병증으로 치주질환이 주목받고 있다. 당뇨병 환자에서는 당뇨병이 아닌 사람에 비해 치주질환이 발생될 위험이 2배 이상이라는 연구 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특히, 최근 연구에 의하면, 치주질환이 당뇨병을 악화시킬 수 있으며, 치주질환의 치료만으로도 당뇨병이 개선될 수 있다. 당뇨조절과 함께
이상열 경희대학교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지속적이고 주기적인 구강관리가 권고되는 이유다.

치아 주위 조직에 병이 생김을 일컫는 치주 질환은 세균에 의한 만성 지속성 감염증을 의미하며, 주로 그람 음성의 혐기성균이 원인이다. 흔히 이가 시리거나 잇몸이 붓고 피가 나며, 이가 흔들려 씹는데 불편함을 느끼고 잇몸이 내려가 치아 뿌리가 드러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중등도 이상의 치주질환에서 구강의 치주 포켓 내에 만성 염증이 일어나는 면적은 약 72㎠에 이르는데, 이는 대략 손바닥 정도 크기에 해당한다. 따라서 치주질환을 앓고 있다는 것은 항상 몸 안에 손바닥 크기의 만성 염증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것과도 같다. 치주질환 세균의 감염이 지속되면, 체내 대식세포라 불리우는 면역세포에서 종양괴사인자(TNF-α)라는 물질을 과잉 생산하게 된다. 이 종양괴사 인자는 인슐린에 대한 저항성을 유발하여 혈당 조절을 악화시킨다.

반대로 고혈당도 치주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혈당이 높은 상태에서 체내 단백질의 변성(당화)이 일어날 수 있다. 당화 단백질은 체내 대식세포를 자극하며, 종양괴사인자를 비롯한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과잉 생산하게 만든다. 이러한 현상은 체내 염증을 더욱 조장하여 치주질환 자체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치주질환과 전신 질환은 어떠한 관계를 가지고 있을까? 치주질환은 세균, 염증 물질의 전신 공급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치주병균은 치주 포켓을 통해 쉽게 혈중에 침입할 수 있다. 불과 1g의 치태에 1,000억 개 이상의 세균이 살고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많은 세균이 혈중에 유입될 수 있다. 혈중 세균은 또한 혈관에 염증을 일으켜 심근경색이나 동맥경화 같은 당뇨병의 만성 합병증으로 알려진 증상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치주질환은 자각 증상이 없으므로 정기적으로 치과에 들러 구강 검사를 받아야 한다. 잇몸이 붉게 부어오르고, 구치가 난다면 치주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이를 닦을 때 피가 난다, 이가 아프다, 이가 시린다 등의 증상이 있다면 이 또한 주의가 필요하다.

치주질환 예방을 위해 규칙적인 양치질은 물론 치실이나 치간 칫솔을 사용해 치태를 주기적으로 제거해야 한다. 또한, 치과진료 시 반드시 당뇨환자임을 밝힌 후, 전문 의료진과 치료시기와 방법을 정해야 하며 3~4개월에 한번 씩 스케일링 받는 것을 권장한다. 치과 방문 전에는 본인의 일상적인 인슐린 복용량을 섭취하고 정상적인 식사를 하며, 방문은 보통 오전에 계획하는 것이 가장 좋다. 당뇨병을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서도, 그리고 식사 요법을 잘 시행하기 위해서도 구강 건강은 중요한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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