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구글 앱 통행세로 돈 버나?..통신사들 “억울하다”

김현아 기자I 2020.10.11 07:36:30

박성중, 구글에서 받는 운영지원 수수료 건드려
통신사들 "안드로이드폰 지원..국내 기업 옥죄기"
원스토어 만들어..중소기업 수수료 50% 감면키로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구글이 인(in)앱 결제와 수수료 30%를 내년 1월부터 모든 디지털 앱에 강제하겠다고 밝혀 정부와 국회가 대응에 나선 가운데, 이통3사가 구글 앱 통행세로 앉아서 돈을 벌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구글이 국내 콘텐츠 기업들에게 받는 수수료 중 일부는 이통사에게 돌아가니 이통사가 구글에서 받는 수수료를 인하하라는 얘기다.

하지만 이통사들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스마트폰의 점유율을 늘리는 과정에서 구글과 앱마켓 수수료 배분 계약을 맺었으며, 이는 구글에서 받는 최소한의 결제 고지 및 과금 지원 등 운영비에 불과하다는 견해다.

또, 구글로부터 받는 수수료는 매년 낮아지고 있으며 이통3사가 네이버와 토종 앱마켓인 원스토어를 함께 만들 만큼 구글플레이의 국내 앱마켓 시장 독점에 대항해 왔다고 반박했다.

◇이통3사가 구글서 받는 수수료 건드려

박성중 의원(국민의힘)은 지난 8일 방송통신위원회 국감장에서 “구글 앱 마켓에서 매출이 발생하면 구글이 30%를 가져가는데, 2013년에는 이 중(30%중) 97%가 통신사에 배분됐고, 2015년엔 통신사가 90%, 현재는 통신사가 50%로 내려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구글이 내년부터 디지털 콘텐츠 앱에 30%의 수수료를 강제하면 이통3사의 수수료 수익도 수천억 원 늘어날 것”이라며 “우리나라 앱 마켓 시장이 초토화되고 있는데 이통3사는 앉아서 (구글과) 동반성장하고 있다. 이제 판을 바꾸자. (구글로부터 받는) 요금 인하를 적극적으로 생각할 때”라고 했다.

◇안드로이드폰 지원 차원인데..국내 기업 옥죄기

이에 대해 국감 당일 증인으로 출석한 이통3사 임원들은 “구글 수수료 배분율은 정확히 모른다”고 답했다.

하지만 통신사 내부에서는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다. 2009년 11월 국내에서 아이폰이 출시된 뒤, 이통3사는 삼성·LG전자 등과 함께 구글 안드로이드폰 확산을 위해 구글과 협조하면서 애플과 달리 구글 앱마켓 수수료 중 일부를 받아왔는데 이 수수료 배분 비율이 1:9에서 5:5로 낮아지는 등 줄고 있다는 것이다. 폐쇄형 OS를 표방한 애플과 달리, 구글은 공짜 개방형 OS를 주장하며 이통사를 포함한 유통 파트너들과 수익을 나눠왔다,

통신사 관계자는 “이통사와 관계없는 구글의 앱마켓 정책 변화를 이통사가 원하는 것처럼 언급하고 앉아서 돈을 버는 것처럼 묘사한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박 의원 주장처럼 구글과 앉아서 동반성장(?)하려 했다면 왜 원스토어를 만들었겠는가”라면서 “국감장에서 구글로부터 국내 기업이 영수증처리, 유통 지원 몫으로 받는 돈까지 깎아주라는 말을 들으니 황당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2016년 출범한 원스토어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의 앱마켓과 네이버 앱스토어를 통합한 앱 마켓이다. SK텔레콤과 네이버가 각각 52%, 28%지분을 갖고 있다.

이날 이재환 원스토어 사장은 “20%로 수수료를 내리고 외부 결제 이용 시 5%까지 내리자 1000억 원 정도 매출이 줄었다”면서도 “30% 수수료는 영업이익의 30%를 차지하니 (콘텐츠 기업에)부담이 크다. 특히 중소개발사가 어려워 2021년 연말까지 중소기업 수수료를 50% 감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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