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기관 “韓 성장률 -12.2~1.3%”
5일 블룸버그,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11개 해외기관의 올해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12.2%에서 1.3%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4일까지 전망치를 발표한 스탠다드차타드, UBS, 모건스탠리, 노무라, 씨티, 크레디트스위스, 피치, 캐피털이코노믹스, 옥스포드이코노믹스, 나티시스,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성장률을 집계한 것이다.
노무라증권은 한국 성장률을 -5.5∼-12.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노무라증권은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이달 중순까지 시행될 경우 한국 성장률을 -5.5%로 추정했다. 이어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6.7%, -12.2%로 하락할 것으로 봤다. 이는 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 성장률(-5.5%) 이하다.
영국 경제분석기관 캐피털 이코노믹스(-3.0%), 모건스탠리(-1.0%), UBS(-0.9%), 스탠다드차타드(-0.6%), 피치(-0.2%)도 성장률을 마이너스로 전망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올해 한국 성장률이 올해 1~2분기에 전분기 대비 각각 -0.3%, -3.0%로 전망했다. 3분기와 4분기에는 코로나19 여파가 다소 줄어 각각 1.4%씩 성장할 것으로 봤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0.2%), 씨티(0.3%), 크레디트스위스(0.3%), 나티시스(0.9%) 등은 0%대로 예상했다. 국제기구인 ADB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은 세계 경제의 주요 위험요인”이라며 한국 성장률을 당초 2.3%에서 1.3%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국내기관은 이 같은 해외 전망치보다 높게 성장률을 전망했다. 기획재정부는 작년 12월 발표한 2.4% 성장률 전망을 유지 중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2월에 2.1%로 성장률을 하향 조정한 뒤 2%대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 1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1.6%로 전망했다. 특히 실업률은 3.9%로 전년보다 0.1%포인트 오르는데 그칠 것으로 봤다.
|
이렇게 국내외 전망치가 다른 이유는 코로나19 종식 시점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피치는 “유럽과 미국의 GDP는 내년 말까지 코로나 사태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코로나19 사태가 내년 말까지 장기화될 것으로 봤다. 피치는 올해 성장률이 미국은 -3.3%, 유로존은 -4.2%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국내기관은 경기 회복하는 시점을 올해 하반기로 봤다. 이종후 국회예산정책처장은 지난 1일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하면서 “하반기부터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전 세계적 충격이 완화되면서 경제활동이 정상 궤도에 진입한다는 전제 하에서 (보고서를) 작성한 것”이라고 밝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달 20일 외신 기자 간담회에서 “감염병이 통제되는 상황이라면 불안심리가 급격히 완화되며 빠른 회복을 가져올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추가경정예산안, 기준금리 인하 효과 △반도체 등 IT 부문 수출·투자 회복 △공공일자리 및 택배운수업 고용 확대 등을 긍정적 요소로 봤다.
그러나 한국 경제의 높은 대외의존도를 감안할 때 낙관론에 기대기보다는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경제가 동반 침몰하는 최악 시나리오를 염두에 둔 대응 전략을 짜야 한다는 지적이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존의 경제정책을 고수한다면 코로나19가 종식돼도 경제가 장기침체 국면에 빠질 수 있다. 고용·성장률을 높이려면 기업을 살려야 한다”며 “기업 살리기를 정책 1순위에 두고 낡은 규제를 대폭 철폐하는 등 달라진 정부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