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는 지난 1월 부동산 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올해 집값 전망 설문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보합’ 의견이 43.3%로 가장 많았고 ‘상승’(30%)과 ‘하락’(26.7%) 의견도 팽팽했다. 반 년이 지나 다시 하반기 부동산 시장에 대해 전문가들에게 물어본 결과 연초처럼 각기 다른 이유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송 부장은 또 “지난달 서울 집값은 전달보다는 내렸지만 전년 동기보다는 올랐다. 아직 사람들이 집값이 떨어졌다고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라며 “올 11월께부터는 집값이 전월은 물론 전년 대비로도 하락 전환하면서 내렸다는 실감이 피부로 올 것이다. 다만 서울에서 강남권과 마포·용산·성동구 등 국지적 강세 지역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지영 R&C연구소 소장은 “시중 유동자금이 많지만 시장에 매물이 없어 결국 하반기에도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며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중과 때문에 매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고 실수요자들도 대출 규제로 돈줄이 막혀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시장 경색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양 소장은 “특히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작년 같은 상승세가 지속되기 힘든 여건”이라며 “하지만 집값을 잡기 위해 지나치게 규제를 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폭등 위험을 누적시킬 수 있기 때문에 규제 일변도보다 매물이 나오고 거래가 돌 수 있게끔 풀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강보합 또는 반등을 점치는 전문가들은 유동자금과 금리 인하를 주요 요인으로 봤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은 “서울 집값은 3분기까지 낙폭이 줄어 지금 상태를 유지하고 금리 인하가 가시화한다면 9~10월 이후 약간 상승할 수 있다”며 “재건축이 거의 진행되고 있지 않는데다 서울 도심 주택 공급도 실제 이뤄지기까지 시간이 꽤 걸리는 상태에서 새 아파트 수요는 항상 있다. 유동자금이 많은 상황에서 약간의 신호만 있다면 시장이 꿈틀댈 여지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서울은 내집 마련 수요가 여전히 많다. 상승 압력이 언제나 높은 시장이기 때문에 상반기처럼 계속 집값이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대출금리가 많이 떨어졌고,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보유세 충격도 어느 정도 완화되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사라졌다”면서 “결국 서울은 공급에 비해 대기수요자가 늘 많기 때문에 집값이 내리지는 않고 강보합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 위원은 “다만 가격이 크게 오르긴 힘들다. 거시 경제 지표가 불안한데다 대출 규제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라며 “특히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점점 낮아지면서 갭투자 수요까지 급감하고 있어 거래량이 크게 뛰기는 어렵다. 집값이 내리지는 않으면서 소폭 상승하는 장세가 연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