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은 12일 “강성부 펀드 주주제안에 대해 회신을 했으며, 향후 이사회에 상정해 절차에 따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신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KCGI의 주주제안을 검토해 보겠다는 원론적인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KCGI는 한진칼(10.81%)과 한진(8.03%)의 2대주주다.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KCGI는 지난달 31일 주주제안을 통해 한진칼(180640) 감사로 이촌 회계법인 김칠규 회계사를 선임할 것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조재호 서울대 교수와 김영민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것을 요구했다. 지난해 50억원이던 회사 이사의 보수 한도 총액을 30억원으로 줄이고, 계열회사 임원을 겸임하는 이사의 보수 한도는 5억원으로 제한하자는 요구도 담았다. 한진(002320)에는 박지승 진성회계법인 대표를 감사로 선임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주주제안서를 송부했다.
이에 앞서 KCGI는 지난달 21일에는 ‘한진그룹의 신뢰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5개년 계획’을 통해 자산 매각 등을 통한 신용등급 개선과 경영 효율화를 요구하기도 했다.
KCGI는 우호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 28일에는 서울중앙지법에 한진칼과 한진을 상대로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을 신청했다.
KCGI의 계속되는 공세에 한진그룹은 그동안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주총을 앞두고 전략 변화가 감지된다. KCGI의 주주제안에 회신한 데 이어 조만간 한진그룹의 공식 입장을 통해 지배구조 및 경영환경 개선 등의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배당 확대 등 주주친화책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상법에 따르면 주주제안의 내용이 법령 또는 정관을 위반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해야 한다”며 “KCGI의 제안이 주총 안건으로 상정되면 표싸움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주총에 앞서 대책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