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 들어 4월까지 국내 수입 승용차 판매량은 9만3328대로 전년 동기대비 24.4%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판매 증가율인 3.5%보다 무려 7배 가량 높은 수치다.
수입차 시장은 올해 시작부터 역대 1월 최초로 2만대 판매를 돌파한 데 이어 2월에도 1만9928대로 사상 최대 2월 판매량을 기록했다. 또 최근 두 달간 평균 2만5000대를 뛰어넘으면서 시장 점유율도 계속해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15.2%였던 수입차 점유율은 올해 4월까지 18.5%까지 뛰면서 20% 돌파도 곧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우리나라 정부가 처음으로 전 차종에 대한 배기량 규제를 풀고 수입차 시장을 전면 개방한 1988년 4월 이후 30년 만의 일이다. 개방 첫해 한성자동차(벤츠), 효성물산(아우디폭스바겐), 한진(볼보), 코오롱상사(BMW) 등에 불과했던 수입차는 어느덧 26개 브랜드, 500개 이상의 다양한 모델이 국내에 판매돼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1996년 세금 인하 효과로 수입차 사상 최초 1만대를 돌파한 이후 2002년 국내 승용차 시장점유율 1% 돌파라는 도약기를 거친 뒤 올해는 ‘연간 30만대, 점유율 20%’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아울러 이러한 수입차 판매량은 한국보다 시장 규모가 3배가량 큰 일본의 수입차 판매량을 넘보는 수준이다.
4월 국내 수입차 판매량은 2만5923대로 1만7328대를 기록한 일본보다 8600여대가 더 팔렸다. 4월까지 누적으로도 일본의 수입차 판매량은 9만5580대로 한국 수입차 판매량과의 격차는 2000여대에 불과하다.
일본 수입차 판매량은 올 들어 내리막을 걷고 있어, 상반기 중으로 한국 수입차 판매량이 추월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미 메르세데스-벤츠나 BMW, 재규어·랜드로버 등은 일본보다 한국에서 훨씬 더 많은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특히 수입차 시장을 이끌고 있는 독일 브랜드의 신장이 매섭다. 벤츠는 4월까지 전년대비 16.5% 증가한 2만8982대(5.7%)로 시장 점유율에서 르노삼성(2만2844대·5.2%)과 한국GM(2만6458대·4.5%)을 앞질렀고, BMW도 2만5150대(5.0%)로 국산차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내수시장에서 국산차 점유율 하락과 함께 수입차 점유율 20% 달성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산차의 경우 지난해 선풍적인 바람을 일으켰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의 신차효과가 떨어진 데다 현대·기아차를 제외하곤 이렇다 할 신차 예고가 없는 반면, 수입차는 올 하반기에만 최소 60종 이상의 신차 출시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관계자는 “현재 수입차 시장은 26개 브랜드, 500개 이상의 다양한 모델이 국내에 판매돼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며 “아우디·폭스바겐의 판매재개와 함께 시장회복 및 확대를 위한 브랜드별 적극적인 움직임이 시장 내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현재 추세라면 곧 점유율 20%대에 진입할 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