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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시 강남구 칩스앤미디어(094360) 본사에서 만난 이 회사 김상현 대표는 “그동안 축적한 특화 비디오 관련 반도체 IP 기술을 접목, 비디오 코덱 위주였던 매출을 다양한 분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2003년에 설립된 칩스앤미디어는 반도체에 들어가는 여러 기술 중 비디오와 관련한 IP를 전문으로 개발하는 업체다. 칩스앤미디어 실적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IP는 비디오 코덱이다. 비디오 코덱은 반도체에 들어가 동영상을 녹화·재생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이는 스마트폰과 TV, 자동차, 드론 등 비디오 기능이 있는 모든 기기에 활용된다.
김 대표는 “비디오 코덱 IP 시장에서는 전 세계 1위 자리를 이어갈 정도로 영상 IP 분야에서는 높은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해외 반도체 업체들 사이에서 비디오 코덱 IP 기술에 관해서는 최고 회사로 평가받는다”고 말했다. 칩스앤미디어는 IP를 반도체 업체에 공급하며 수익을 창출하는 기술집약적 기업이다. 매출은 반도체 업체에 IP를 처음 공급할 때 받는 라이선스 수익, 이후 IP를 활용한 반도체를 판매할 때마다 로열티 등 두가지로 구성된다. 라이선스는 일회성 매출이지만 로열티는 IP를 활용한 반도체 판매를 지속하는 한 실적이 보장된다.
칩스앤미디어가 지난해 거둬들인 매출액은 90억 5600만원. 실적에서 로열티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47%에서 지난해 63%까지 높아졌다. 김 대표는 “매출에서 로열티와 라이선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각각 6대3 수준”이라며 “평균적으로 IP를 공급한 후 3~5년까지 로열티를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칩스앤미디어는 유럽 NXP반도체와 일본 르네사스, 중국 하이실리콘 등 전 세계 80여개 반도체 업체들을 거래처로 확보했다. 지난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90%에 달했다. 특정 업체나 특정 지역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낮아 안정적으로 실적을 낼 수 있는 구조다.
칩스앤미디어는 최근 솔루션 다각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기존까지 매출을 일으켰던 비디오 코덱에 이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있는 것. 이미지 프로세싱 IP, 컴퓨터 비전 IP 등이 대표적이다.
김 대표는 “이르면 다음달, 늦어도 오는 7월까지 컴퓨터 비전 IP를 선보일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지난해 최첨단 컴퓨터 비전 IP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전담팀도 구성했다”며 “상용화 과정을 거쳐 내년부터는 본격 매출을 일으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컴퓨터 비전 IP는 카메라 등을 통해 들어온 영상의 특정 패턴을 분석, 사물을 검출해내는 기술이다. 자율주행자동차와 보안카메라 등에 적용할 수 있다.
칩스앤미디어는 이미지 프로세싱 IP 부문에서도 올해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 김 대표는 “보안·자동차 분야의 실시간 카메라에 필요한 ‘하이다이내믹레인지’(HDR·명암 분석 영상기술) 등이 적용돼 선명한 영상을 구현할 수 있다”며 “이미 지난 3월 대만 반도체 업체에 이미지 프로세싱 IP를 공급, 첫 라이선스 매출을 올렸고 현재 대만을 비롯해 중국, 미국 등 반도체 업체들과 공급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칩스앤미디어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다양한 특화 솔루션도 준비 중이다. 영상 관련 AI 분야가 대표적이다. 김 대표는 “도어벨에 카메라를 달아 집주인 핸드폰과 연결, 배달원 등을 카메라가 인식한 후 문을 열어주는 영상인식 AI 시스템 등을 생각할 수 있다”며 “자동차·보안 분야에 특화된 영상 관련 AI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칩스앤미디어는 매출 감소와 적자 전환 등 실적이 부진했다. 모바일용 반도체 거래처가 줄어드는 등 부정적인 업황 영향이 컸다. 때문에 칩스앤미디어는 올해 반등을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김 대표는 “주력인 비디오 코덱 IP 시장 도 올해 업황이 긍정적이고 신사업인 ISP IP도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올해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며 “비디오 코덱 IP와 ISP IP, 컴퓨터 비전 IP 등 신사업 간 시너지로 중장기적으로 외형을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