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금빛질주에 반하고, 강릉의 '멋과 맛'에 빠지다

강경록 기자I 2018.02.09 00:00:01

강릉 겨울여행의 모든 것
오죽헌, 선교장 등 볼거리 가득한 경포
정동진 등 강릉의 깊고 푸른 바다
강릉의 속살 품은 ''명주동''
먹거리 천국 ''중앙-성남시장''

정동진 바다열차에서 바라본 동해바다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지구촌 최대 겨울 스포츠 축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막을 올린다. 세계인의 관심이 대한민국 평창과 강릉, 정선에 집중될 것이다. 세 도시 중 강릉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여행지다. 올림픽 기간 모든 빙상 종목 경기가 이곳에서 열린다.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등 한국의 금빛레이스가 펼쳐질 곳이 바로 여기다. 그렇다고 강릉에서 경기만 보고 오기엔 아쉽다. 강원도의 볼거리와 먹거리, 그리고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그래서 정리했다. 이번 여행은 강릉 여행의 모든 것이다.

정동진역에서 바라본 모습


◇강릉의 깊고 푸른 바다를 즐기는 법

가장 먼저 소개할 곳은 강릉의 바다다. 강릉에는 이름난 해변이 많다. 정동진역이 있는 정동진해변도 이 가운데 하나다. 정동진역은 세계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이 있는 역이다. 플랫폼 아래가 백사장이다. 이 역은 1995년 방영한 드라마 ‘모래시계’에 등장하며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해변 끄트머리에 ‘모래시계’ 공원이 있다. 이 공원에는 시계를 테마로 한 정동진시간박물관까지 자리잡고 있다.

일출명소 중 하나인 정동진에서 겨울바다를 즐기고 있는 관광객들


안목해변 커피거리도 빼놓을 수 없다. 해안 도로를 따라 로스터리 카페가 빼곡하게 들어섰다. 20여년 전만 해도 커피 자판기로 가득했는데, 몇 년 전 카페가 들어서기 시작해 지금은 카페거리로 변모했다.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뿐만 아니라 독특한 개성을 자랑하는 카페가 많다. 바다를 바라보며 마시는 향긋한 커피 한잔은 마음까지 따뜻하게 한다.

강릉바다를 제대로 만끽하려면 바다열차와 레일바이크를 타야한다. 바다열차는 정동진~삼척 구간(약56km)을 달리는 관광열차로, 객실 내에서 바다를 잘 볼 수 있도록 좌석을 차장과 마주하게 배치했다. 레일바이크는 정동진~모래시계공원(약 4.6km) 구간을 달린다. 동해의 파도소리와 바람소리를 지척에서 느낄수 있다.

바다부채길 전망대


드라이브 코스는 헌화로가 유명하다. 정동진해변 남쪽 심곡항에서 금진항까지 이어진 약 2km의 해안도로다. 우리나라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이 붙어 달리는 도로다. 해안절벽이 웅장하고 갯바위들의 형상도 기묘하다. 바다를 가까이에서 느끼고 싶다면 정동심곡바다부채길(정동진해변~심곡항)을 걷는게 좋다. 2300만년 전 형성한 해안단구의 기암과 깍아지른 해안절벽이 절경이다.

경포대 인근에는 바다도 좋지만, 오죽헌이나 선교장 등 볼거리가 풍부하다. 오죽헌은 조선의 대학자 율곡 이이가 태어난 곳이고, 선교장은 세종대왕의 형 효령대군의 11대손 이내번이 1700년대에 건립한 후 10대에 걸쳐 300여 년간 이어온 123칸의 고택이다.

옛 방앗간을 고쳐 카페로 만든 봉봉방앗간


◇강릉 문화를 엿볼수 있는 ‘명주동’

명주동에서는 강릉의 속살을 엿볼 수 있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명주예술마당’. 화산동으로 이전한 옛 명주초등학교 건물을 문화 예술 공간으로 꾸몄다. 공연장과 각종 연습실을 통해 공연, 전시, 프로젝트 사업을 진행한다. 여기서 경강로를 건너면 삼거리식당. 그 안쪽 골목이 남문로다. 이 길에 자리한 ‘햇살박물관’은 강릉 최초의 마을 박물관이다. 1층에는 명주동의 과거와 현재 사진이 있고, 2층에는 주민이 사용하던 예전 물건을 전시하고 있다.

고딕 양식 건축기법이 세련된 임담동성당


남문로를 따라 골목을 휘휘 돌면 ‘명주사랑채’다. 커피체험장과 북카페를 겸한 마을 사랑방으로, 단돈 3천원이면 드립 체험을 해볼 수 있다. 명주사랑채 앞에는 ‘작은공연장 단’이 있다. 1958년 세워진 강릉제일교회를 고쳐 만들었다. 연극과 콘서트 등 다양한 공연이 열린다. 공연장 앞에 있는 ‘봉봉방앗간’은 허술한 외관과는 달리 카페다. 내부는 세월의 흔적이 묻은 빈티지한 느낌이 물씬 풍긴다 .

명주프리마켓이 열리는 골목을 지나면 강릉대도호부 관아(사적 388호)다. 조선 영조 때인 1750년대 제작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앙 관리들이 머물던 객사 터다. 수령이 집무한 동헌을 지나면 임영관 삼문(국보 51호)이다. 고려시대에 만든 삼문은 맞배지붕과 배흘림기둥을 설치해 조형미가 뛰어나다. 여기서 임당동성당(등록문화재 457호)은 지척이다. 1950년대 강원도 지역 성당 건축의 전형을 보여준다. 본당 안은 스테인드글라스에서 나오는 무지개 빛줄기에 촉촉이 젖었다. 스테인드글라스에는 예수의 탄생과 부활, 노아의 방주 등을 표현했다.

성남시장 강릉명동칼국수의 감자옹심이


◇먹거리 천국 ‘중앙·성남시장’

발걸음은 도심을 지나 중앙·성남시장에 이른다. 중앙시장은 지하 1층과 지상 2층의 현대식 건물이다. 상가에는 공식등록 점포만도 314개다. 비공식 좌판까지 합하면 520개의 점포가 입점해 있다. 1층 도로변은 건어물 가게 차지.반건조오징이 등 말린 생선이 가득하다. 도로변에서 바닷가 방향으로 한 모퉁이를 더 들어가면 살아 있는 활어를 만날 수 있다. 이곳 수산물은 항구에서 바로 실려와 무엇보다 싱싱함을 자랑한다. 어물전마다 동해안의 각종 어류가 즐비하다.

점봉산 산나물 비빔밥


성남시장도 중앙로에 있다. 골목 양쪽으로 메밀부침개며 감자옹심이, 팥죽, 감자전 등 강릉의 대표 먹거리를 파는 먹자골목이 이 시장 안에 있다. 여기서 골목 하나를 차지하는 것이 소머리국밥이다. 이름이 난 곳은 ‘광덕식당’이다. 장칼국수도 이곳 명물이다. 장칼국수는 보통 달고 매운 것이 특징. 하지만 이곳의 장칼국수는 단맛 대신 육개장처럼 깊고 구수한 맛을 낸다. ‘강릉명동칼국수’가 유명하다. 이외에도 50년 역사를 지닌 ‘금성닭강정’과 생선이 통째 들어가 붉은 색깔을 내는 매운탕도 꼭 맛봐야 하는 별미다. 간식거리로는 중앙로 골목 안쪽 30년 전통의 바로방에서 고로케와 소보로가 유명하다.

초당순두부도 꼭 맛보아할 음식이다. 초당마을 들머리부터 20여개의 순두부전문점이 늘어섰다. 초당마을의 두부는 바닷물을 간수로 쓰고 국산 콩을 이용해 두부를 만드는 전통방식을 고수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두부는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특징이다. ‘초당할머니 순두부집’은 전통방식으로 만드는 손두부가 유명하고, ‘동화가든’의 짬뽕순두부는 얼큰한 국물맛이 일품이다.

얼큰한 국물맛이 일품인 동화가든의 ‘짬뽕순두부’


◇여행메모

△가는길= 서울~강릉을 잇는 고속철도(KTX)가 개통했다. 서울~강릉 간 열차는 편도 기준 주중 18회, 주말 26회 편성했다. 서울역에서 강릉역까지는 최단시간 기준 114분, 청량리역에서 강릉역까지는 86분 걸린다. 올림픽 기간에는 운행횟수를 증편한다. 운임은 서울역~강릉역은 2만7600원, 청량리역~강릉역은 2만6000원, 서울역~진부역 2만2000원이다.

중앙시장의 명물인 호떡아이스크림(사진=한국관광공사)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