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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인조대리석 메카" 한화L&C, '칸스톤' 공장을 가다

박경훈 기자I 2018.02.05 01:00:00

인조대리석 연간 12.8만장 생산, 국내 점유율 1위
경도 다이아몬드 수준, 박테리아 등 세균으로부터 안전
캐나다 공장도 증설, 글로벌 '빅3' 진입 노려

완제품 검사 전 마무리 단계인 광택 작업이 진행 중이다. (사진=박경훈 기자)
[세종=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프리미엄 인조대리석 ‘칸스톤’(Khan Stone)에 쓰이는 주재료인 ‘석영’(Quartz)의 ‘경도’(硬度·변형에 대한 저항력의 크기)는 다이아몬드에 준합니다. 때문에 칸스톤을 가공하는 연마석에도 다이아몬드 성분이 들어가야 합니다.”

지난 2일 찾은 세종시 부강면 소재 한화L&C 칸스톤 공장. 이곳에서는 국내 ‘엔지니어드 스톤’(Engineered Stone) 점유율 1위(65%)에 올라있는 칸스톤을 연간 55만㎡(12만8000여장) 규모로 생산하고 있었다. 엔지니어드 스톤은 천연석을 사용한 듯 자연스러우면서도 세련된 패턴과 색상을 적용한 프리미엄 인조대리석을 말한다. 진공상태에서 압축 성형해 박테리아·곰팡이 등 세균으로부터 안전한 친환경 소재로 주목받는다. 수분이 침투할 우려가 없어 음식물 및 얼룩에 쉽게 오염되지 않는 장점도 있다. 엔지니어드 스톤은 순도 99% 석영과 함께 안료(물감), 수지(접착제) 등을 원재료로 한다.

미국 애틀란타 공항에 적용한 ‘칸스톤’. (사진=한화L&C)
‘칸스톤’ 강남 재건축단지 75% 공급

칸스톤은 최근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에 75% 이상 공급할 만큼 건설사가 선호하는 인테리어 자재다. 일반가정에 쓰이는 주방 상판과 벽체, 욕실에서부터 상업용 공간까지 적용 범위가 넓다. 일례로 서울 코엑스몰 바닥과 혜화동 성당 바닥, 김포공항 바닥 등에 칸스톤이 쓰였다. 최근 개항한 인천공항 제2터미널의 화장실 바닥과 소변기 케이스월, 선반 등에도 칸스톤이 적용됐다. 한화L&C는 칸스톤에서만 전체 실적 중 약 15%를 거둬들인다.

이날 세종시 공장에서 만난 황정석(37) 한화L&C 차장은 국내 엔지니어드 스톤 시장의 역사를 먼저 이야기했다. “과거 중소기업에서 엔지니어드 스톤을 일부 생산했으나 틈새시장에 머물렀다. 하지만 한화L&C가 2004년부터 관련 제품을 생산하면서 시장이 빠르게 커졌다. 사업 초기엔 한화L&C가 사실상 독점이었지만, 이후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이 잇달아 경쟁에 참여했다. 현재는 LG하우시스와 롯데케미칼 등과 치열하게 경쟁한다.”

(그래픽=이서윤 기자)
배합→성형→가공 20여개 공정 거쳐

한화L&C 칸스톤 공장은 한화첨단소재 부지(C-Tech·면적 6만9421㎡) 안에 9917㎡(약 3000평) 규모로 자리 잡고 있었다. 공장 안에서 엔지니어드 스톤은 크게 배합→성형→가공 등 3단계를 거쳐 완성됐다. 세부적으로는 20여개 공정이 이어진다. 가장 먼저 원재료인 석영·안료·수지를 ‘믹서’에서 배합한 후 금형에 넣었다. 황 차장은 “원재료가 금형에서 나온 후 패턴을 입히는 과정을 거친다”며 “패턴 과정은 업체마다 방법이 달라서 극비사항이자 핵심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비밀리에 패턴이 입혀진 후 ‘진공 압축 성형’ 과정이 이어졌다. 황 차장은 “기계 내 진동을 통해 원재료 사이에 빈 공간을 없애는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계 옆을 지나니 덜덜거리는 소리와 함께 바닥까지 떨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검수 담당자들이 제품을 최종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사진=박경훈 기자)
이후 열을 가하고 냉각하는 과정을 거치니 마치 천연석과도 같은 엔지니어드 스톤이 만들어졌다. 제품 규격에 맞게 가장자리를 절삭한 후 광택을 내는 과정을 거치니 반짝반짝 빛이 나는 칸스톤 제품으로 탈바꿈했다. 마지막으로 육안으로 검수하는 과정을 거쳐 제품을 출고했다.

공장에서 나오는 칸스톤은 폭 1400㎜에 길이는 3050㎜에 달했다. 두께(12㎜·20㎜·30㎜)에 따라 무게는 124㎏와 208㎏, 312㎏ 등 3가지로 나뉘었다. 황 차장은 “국가마다 소비자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두께를 달리 생산한다”며 “우리나라에서는 20㎜ 제품이 주로 팔리는 반면, 일본은 12㎜, 북미는 30㎜ 제품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곳에서는 내수시장에 맞춰 20㎜ 칸스톤을 가장 많이 생산하고 있었다.

한화L&C는 내수시장을 넘어 해외로 칸스톤을 수출하기 위해 2009년 캐나다에 공장을 설립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캐나다에 2호기를 증설, 지난달부터 양산에 들어갔다. 이번 증설로 캐나다 공장에서의 칸스톤 생산량은 연간 110만㎡(25만6000여장)으로 늘어났다.

세종시 칸스톤 공장을 총괄하는 김인수(49) 부장은 “올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천연석보다 더 천연석 같은 느낌을 낼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 생산할 계획”이라며 “올해는 엔지니어드 스톤 분야에서 글로벌 3위 안에 진입하는 초석을 마련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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