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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서초구 모다정보통신(149940) 본사에서 만난 김정식(45) 대표는 창사 이후 가장 큰 변화가 불고 있는 회사의 모습을 이렇게 설명했다. 모다정보통신은 지난 2월 대신에셋파트너스를 대주주로 맞이했다. 이를 계기로 회사의 정체성을 와이파이 단말기 사업에서 게임아이템중개·영상특수효과(VFX)·알뜰폰 사업(MVNO) 등으로 넓혀나가고 있다.
2014년 매출 192억원·영업적자 69억원, 지난해 매출 222억원·영업적자 35억원 등 부진을 거듭했던 회사 실적도 올해 매출 850억원·영업이익 95억원(증권사 발표 3개월 전망치 평균)으로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이 변화의 한 가운데에는 모다정보통신을 이끌고 있는 김 대표가 자리하고 있다.
◇필름2.0 창간부터 교육업체 등 다방면 콘텐츠 분야 경험
김 대표는 그간 다양한 콘텐츠 분야 경험을 발판으로 올 3월 모다정보통신의 전문경영인으로 취임했다. 김 대표는 IMF 외환위기가 불러온 사상 최악의 채용 한파 시기인 1998년 대학을 졸업했다. 그는 본인의 말처럼 운이 좋게도 삼성생명(032830)에 합격해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2000년 벤처붐이 불자 퇴사를 결심한다. 김 대표는 “지인 6~7명과 콘텐츠 기업을 만들었다”며 “지금은 없어졌지만 영화주간지 필름2.0을 창간했다”고 돌이켰다.
지금은 일상이 됐지만 네이버(035420)에 미국 메이저리그와 유럽 챔피언스리그 중계를 국내 최초로 도입했고 했고 영화배급사를 차려 ‘러브레터’를 공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 콘텐츠 시장 규모의 한계와 한 시대 앞서 간 사업 아이템이라는 점 때문에 꽃을 피우지 못하고 2009년 김 대표의 사업은 정리 수순을 밟는다.
그 후 김 대표는 수능강의 업체인 대성마이맥, 공무원학원인 KG패스원 등에서 콘텐츠 기획을 맡았다. 그는 “과거 크게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콘텐츠 분야서 두루 일했던 연이 매개체가 됐다”며 지금의 모다정보통신을 이끌게 된 사연을 전했다.
◇“포트폴리오 긍정 평가…숫자로 그 답 말할 것”
지난 4월 모다정보통신은 MVNO 기업인 니즈텔레콤, 영상특수효과 업체 코코아비전, 화장품 제조·판매사인 나임 등을 인수했다. 특히 코코아비전은 영화 명량에서 울둘목 바다 한 가운데서 왜선을 집어삼키는 장면과 국제시장에서 이산가족 찾기 영상 등 특수효과를 제작하는 등 그 실력을 이미 인정받았다. 김 대표는 “코코아비전 대표는 10년 이상 알고 지낸 사이”라며 “현재 중국을 겨냥해 진행 중인 VFX 사업은 앞으로 가장 핫한 비즈니스 중 하나가 될 것”이라 강조했다. 코코아비전은 현재 한국과 중국 5개 영화에서 VFX 사업을 진행 중이다.
6월에는 아이템베이·아이템매니아의 모기업인 IMI 익스체인지를 인수했다. IMI의 매출액은 꾸준히 연간 약 600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김 대표는 “한국에서는 아직 게임에 대해 부정적인 편견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며 “전 세계적으로 봐도 아이템 거래 시장은 3~4조원 규모의 거대시장”이라고 강조했다. 모다정보통신 역시 미국, 중국, 동남아 등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지난해 가을까지만 해도 구 모델인 와이브로 단말기는 시장에서 사실상 찬밥신세를 면치 못했다. 기지국 부족으로 인해 느린 속도와 도심 밖이나 지하, 산 등 음영지역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SK텔레콤(017670)과 KT(030200)에서 연이어 LTE 와이파이 단말기를 내놓으며 상황이 달라졌다. 김 대표는 “LTE 단말기는 전국망에 빠른 속도를 자랑해 기존 와이브로 단말기의 단점을 보완했다”며 “분기당 30억~40억원이었던 단말기 매출액도 10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외부에서 저희를 봤을 때 비전 있는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기업으로 본다”면서도 “앞으로 다양한 인수기업들이 모다정보통신과 결합했을 때 어떤 실적을 보여주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 말했다. 그는 “숫자로 내년, 그 답을 말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