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더 빨리 취해요...음주 후 설사 땐 '과민성대장증후군' 의심을

이순용 기자I 2016.06.28 05:31:17

휴가철 음주로 인한 사건사고 급증…들뜬 기분에 평소 주량보다 과음 가능성↑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올해는 때 이른 무더위로 벌써 해수욕장을 비롯해 수영장, 캠핑장 등을 찾기 위해 여름휴가를 계획한 사람들이 많다. 산이나 바다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여름휴가는 생각만으로도 설렘 그 자체다. 특히 ‘휴가’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음주. 일상에서 벗어난 해방감에 한잔, 뜨거운 여름밤을 지새우며 한잔, 어느새 끝나버린 휴가가 아쉬워 또 한잔 하다보면 평소보다 과음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휴가철 사고들은 대부분 술과 관련된다. 실제로 국민안전처가 최근 3년간 물놀이 안전사고 현황을 분석한 결과 88%가 음주수영을 비롯한 안전수칙을 준수하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최근 5년간 월별 음주운전 사고 발생현황을 살펴보면 휴가철인 6~8월이 월평균 8%로 연말, 봄나들이철에 이어 높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별 음주운전 사고 발생건수 점유율 2010 ~2014년 평균치 자료: 경찰청
여름철에는 더운 날씨로 혈관이 확장된 상태이기 때문에 술에 취하기 쉽고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내과 전용준 원장은 “술은 혈관을 더욱 확장시켜 심장박동을 증가시킨다”며 “그만큼 알코올의 체내 흡수가 빨라져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취기가 더 빨리 오르게 된다”고 말했다.

사람이 술에 취하면 판단력이 약해지는 반면 행동은 과감해진다. 휴가지에서 성추행, 성폭행, 주취폭력 등의 범죄가 유독 기승을 부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 원장은 “알코올은 이성적인 생각이나 판단, 감정을 조절하는 뇌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범죄의 노출되거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자신의 적정 음주량을 지키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여름철 음주 시 주의사항

△ 물놀이 할 경우 = 음주 후 혈관이 확장된 상태에서 갑자기 찬물에 뛰어들면 늘어났던 혈관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심장에 무리를 주게 된다. 심각하면 심장마비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으므로 술을 마신 뒤에는 무조건 수영을 삼가도록 한다.

△ 복통 및 설사 발생 시 = 과음을 하면 알코올이 소장과 대장 점막에 손상을 입혀 복통을 느끼거나 설사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여름철에는 차가운 술을 많이 마시기 때문에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이럴 때에는 따뜻한 보리차나 꿀물을 마시면 도움이 된다. 만약 음주 후 설사가 잦다면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 숙취가 심할 경우 = 물을 많이 마시면 체내의 독소를 배출시켜 숙취해소에 도움이 된다. 게다가 알코올은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땀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수분보충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밖에 과일로는 아스파라긴산이 많이 함유된 복숭아가 숙취해소에 좋다. 또한 여름철 대표 과일인 수박 역시 90% 이상이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어 갈증해소는 물론 이뇨작용이 탁월해 몸속 노폐물을 배출시키는데 효과적이다.

△ 운전을 해야 할 경우 = 전날 과음을 했다면 수면을 취했어도 음주운전 단속에 걸릴 수 있다. 잠을 자고 나면 술이 다 깬 것처럼 느껴지지만 몸속에는 알코올이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성인 남성의 경우 소주 1병을 마셨다면 적어도 8시간 이상 지나야 체내의 알코올이 분해된다. 특히 올 여름 휴가철은 경찰이 대대적인 단속을 펼칠 예정이므로 충분히 수면을 취한 뒤에 운전대를 잡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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