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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發 쇼크에…유명 헤지펀드, 하룻밤새 파산

이정훈 기자I 2015.01.18 08:33:37

`스위스프랑 하락베팅` 에버레스트 글로벌펀드, 파산
9000억원 하룻밤새 날려..신흥국 위기 버텨온 베테랑

마르코 디미트리예비치 헤지펀드 매니저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스위스가 전격적으로 환율 하한선 방어를 포기하면서 스위스프랑화 가치가 폭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친 탓에 이머징마켓에 오랫동안 투자해온 유명 헤지펀드 한 곳이 문을 닫는 사태까지 맞았다.

블룸버그통신은 17일(현지시간)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마르코 디미트리예비치라는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가 운용하는 최대 헤지펀드 하나가 스위스 중앙은행(SNB)의 발표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이는 동안 자산을 모두 날린 뒤 펀드를 폐쇄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총자산규모가 8억3000만달러(약 8940억원)에 이르러 디미트리예비치가 속해있는 에버레스트캐피탈 내 7개 펀드들 가운데서도 가장 규모가 큰 펀드였던 `에버레스트캐피탈 글로벌펀드`는 스위스프랑화 가치 하락에 베팅하다가 이같은 치명적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펀드를 운용해온 디미트리예비치는 그동안 주로 이머징마켓 자산에 투자하면서 최소한 다섯 차례 이상 이머징국가들의 재정위기에도 펀드를 지켜낸 베테랑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이같은 보도에 대해 에버레스트캐피탈과 디미트리예비치측은 공식적인 답변을 피하고 있다.

하루 전날 SNB는 유로화대비 1.20스위스프랑을 3년여동안 유지하던 환율 방어선을 지키지 않기로 했고, 이 탓에 스위스프랑화는 장중 한때 유로화대비 41%나 급등한 바 있다. 이는 역대 최대 상승폭이었고, 스위스프랑 하락에 베팅했던 글로벌펀드로서는 자금을 지켜낼 수 없었다.

디미트리예비치 매니저는 유고슬라비아인 가계에서 태어나 스위스에서 자랐다. 800만달러 규모로 지난 1990년부터 헤지펀드 운용을 시작했다. 그동안 멕시크와 동남아시아 등지에 주로 투자해 성과를 냈고 지난해에는 중국 주식 상승과 위안화 하락에 베팅해 14.1%라는 양호한 투자 수익을 올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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