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대웅 기자] 하반기 들어 국내 주식시장이 변동성을 키우고 있는 가운데, 중소형주 중심의 코스닥 시장에서는 대표기업들의 물갈이가 한창이다. 꿈을 먹고 사는 코스닥 시장에서 과거 IT와 바이오가 대세였다면, 이제 게임과 소비 관련주가 급부상하는 양상이다.
1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 1~15위 종목들은 1년 전과 비교해 큰 폭의 순위 바꿈이 있었다. 6개 종목이 새롭게 편입되거나 15위 밖으로 밀려났고, 15위권 내에서도 상당수의 종목이 자리를 바꿨다.
우선 IT 기업들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1년 전 시총 3위를 기록하며 2위 탈환을 노리던 서울반도체는 현재 8위로 밀려났고, IT 부품주의 대표격인 에스에프에이(056190)와 파트론(091700)은 15위권 내에서 사라졌다.
LED 산업이 시장의 기대보다 높은 수익성을 내지 못했고, 고사양 스마트폰 시장의 정체기가 찾아옴에 따라 부품주들도 고성장의 날개가 꺾인 탓이다. 서울반도체와 파트론은 실적 부진에 따라 주가가 연일 신저가를 경신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고, 에스에프에이도 올해 내내 박스권을 그리며 좀처럼 반등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 외에도 코스닥 시장에서 신저가로 추락한 IT부품주는 부지기수다.
오는 10월 상장하는 다음카카오도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수년째 코스닥 대장주 자리를 지키고 있는 셀트리온(068270)을 밀어내고 코스닥 간판기업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
다음(035720)은 지난 5월 카카오를 흡수 합병한다고 발표한 이후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1년전 10위에서 현재 4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현재 시총은 2조원을 넘어선 상태로, 오는 10월 카카오와 합쳐진 다음카카오의 몸집은 더욱 커져 시총 4조원대의 셀트리온을 무난히 제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컴투스(078340)를 필두로 한 모바일 게임주들의 약진도 눈에 띈다. 1년전 시총 3000억원대로 코스닥 65위였던 컴투스는 현재 시총이 1조2000억원대로 불어나며 9위까지 수직 상승했다. 올해 내놓은 신작이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면서 실적이 급성장하자 주가도 폭발적인 시세를 분출하고 있는 것. 같은 업계의 게임빌, 선데이토즈 등도 큰 폭의 성장세를 시현했다.
카지노, 홈쇼핑 등 소비 관련주도 꾸준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외국계 카지노 업체인 파라다이스(034230)는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수혜 속에 주가도 우상향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1년전 시총 2조원으로 4위에 머물렀지만 현재 시총 3조원을 돌파하며 2위까지 올라섰다. GS홈쇼핑(028150) 역시 모바일 쇼핑의 가파른 성장세에 힘입어 시총 6위로 한 계단 상승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코스닥 지수는 박스권에 갇혀 있지만 최근 올해 최대 거래대금을 기록하는 등 종목별 차별화가 발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며 “과거 IT와 바이오에 국한됐던 시장 주도 업종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어 개화기에 놓여있는 산업의 선두기업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