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종원 기자] 경제적 부담에도 불구 ‘가난할수록 담배를 더 핀다’는 역설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질병관리본부가 국민건강영양조사와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를 분석해 내놓은 ‘우리나라 성인 및 청소년의 흡연현황’에 따르면 소득을 4단계로 나눈 결과 상위 남자 흡연율은 43.2%이고, 하위 남자는 52.9%로 조사돼 9.7%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기초생활보장수급자의 흡연율은 72.5%로 가장 높았다. 평균 흡연율보다 25%포인트나 높다.
흡연율은 학력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대졸 이상 학력 남자 흡연율은 47.0%인 반면 초졸 이하 학력 남자는 53.4%로 나타났다. 여자 역시 각각 2.4%와 13.4%로 학력 간 격차가 더 벌어졌다.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 2020’은 소득 간 흡연율 차이 목표를 남자 8%포인트, 여자 1.5%포인트로 정했는데, 여기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다.
청소년에 있어서도 자신이 인식하는 가정 형편이 좋지 않을수록 흡연율이 높아, 성인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스스로 저소득층이라고 생각하는 남자청소년의 흡연율은 23.2%로, 고소득층으로 인식하는 집단에 비해 10%포인트가량 높았다. 여자청소년에게서도 저소득층이라고 대답한 경우 흡연율이 13.4%로, 고소득층이라고 여기는 집단(7.8%)의 2배에 가까웠다.
한편 2011년 국내 성인의 흡연율은 남자 47.3%, 여자 6.8%로 나타났다, 성인남자 흡연율은 지난 2008년부터 4년째 47~48%선에 머물러 있다. 성인여자 흡연율은 1998년 6.5%에서 큰 변화없이 5∼7% 이내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번 조사와 관련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4년간 성인의 흡연율은 진전이 없는 상태로 소득수준에 따른 격차가 뚜렷했으며, 청소년은 일반계고와 특성화고 사이에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