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업계에 따르면 신 연비기준은 기존 공인연비에 비해 수치가 10~20% 떨어지며 실연비에 가까워진다. 기존에는 정속 위주의 시내주행(CVS-75)만 측정했다면 신연비는 시내주행과 고속도로 주행, 복합연비(시내 55%, 고속도로 45%)를 따로 측정이 이뤄진다. 여기에 에어컨 가동, 혹한기 출발 등 조건도 더해진다. 이는 공인연비를 최대한 높게 보이고 싶은 자동차 업체 입장에서는 불리한 조건이다.
이데일리 조사결과, 국내 완성차 5개사가 현재 판매 중인 45개 차종(일부 소수모델 제외) 중 신연비를 적용한 차량은 전체의 31%인 14종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2개 차종은 일부 모델로 제한하고 있어 사실상 4분의 3은 아직 신연비를 측정중이거나 측정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는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고연비 차량의 대표 격인 하이브리드 차량도 변화가 예상된다. 올 하반기 출시한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모델 ES300h의 경우 신연비 적용 후 24.8% 줄어든 16.4㎞/ℓ에 그쳤다. 동급 대비 최고 수준이지만 가솔린 모델 대비 차이는 확연히 줄었다. 이는 신연비 미적용 상태인 도요타 프리우스, 쏘나타와 K5 하이브리드 모델에도 비슷하게 적용될 전망이다. 이밖에 구연비와 신연비를 모두 측정한 BMW 7시리즈나 닛산의 신형 알티마, 볼보 S60 등 수입차들도 10~15%까지 연비 수치가 줄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을 개발할 때 선진국은 실제 고객 편의에 맞추는 반면 한국은 테스트 기준에만 부합토록 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복합연비 적용으로 이같은 문제가 다소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