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지표發 강세..다우 4년4개월래 최고

이정훈 기자I 2012.05.02 05:06:24

3대지수 동반 상승..S&P500지수도 1400선 회복
에너지-금융주 상승세 주도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5월 첫 거래일, 뉴욕증시가 산뜻하게 상승세로 출발했다. 유로존에 대한 우려가 여전했지만, 중국과 미국의 제조업 지표 호조와 일부 기업들의 실적 선방에 힘입어 지수는 재차 상승했다. 다만 막판 뒷심은 다소 부족했다.

1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65.77포인트, 0.50% 상승한 1만3279.40으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7.92포인트, 0.57% 뛴 1405.83을, 나스닥지수는 전일대비 4.08포인트, 0.13% 높은 3050.44를 각각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지난 2007년 12월말 이후 무려 4년 4개월만에 최고수준을 기록했고, S&P500지수도 가뿐히 1400선을 넘어섰다.

개장전에 나온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월에도 상승하며 5개월째 경기 회복세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 반면 영국의 PMI는 예상밖의 부진을 보이며 경기 둔화를 확인시켰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ISM 제조업지수가 최근 10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며 예상을 뛰어넘는 호실적을 보인데 이어 3월 건설지출은 예상에 못미쳤지만 민간부문 지출이 올들어 최고 수준을 보이며 선전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화이자 등 일부 기업들의 실적 호조도 힘을 실어줬다.

모든 업종들이 강세를 보인 가운데 에너지와 금융주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2.47% 상승했고 알코아가 2.47% 오르는 등 금융, 에너지 관련 대형주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체서피크는 최고경영자(CEO)이자 설립자인 오브레이 맥클렌던을 조만간 비경영 회장으로 자리 바꿈한다고 발표한 뒤로 오름세를 타며 6% 이상 급등했다. 헤스와 네이버스 인더스트리얼스 등 다른 에너지 관련 기업들도 3~4%씩의 오름세를 보였다.
 
델타에어라인은 코너코필립스로부터 펜실베니아 오일 정유공장을 사들이기로 하면서 1% 가까운 상승률을 보였고, 코너코측도 4% 가까이 동반 상승했다. P.F챙스 차이나 비스트로도 센터브릿지 파트너스가 식당 체인을 인수한다고 알려진 뒤로 30% 가까이 급등했다.
 
반면 모토로라 모빌리티는 장 마감 이후 나올 실적에 대해 우려로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냈던 화이자는 약보합권으로 마쳤고, 국제유가 상승에도 부진한 실적에 머문 브리티시 페트롤리움도 1.64% 떨어졌다.

◇ 英, 제조업 PMI 부진..경기회복세 둔화

영국 제조업 경기가 예상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경기 회복세가 점차 둔화되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시켰다.

이날 시장 데이터업체인 마킷이코노믹스는 지난달 영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5를 기록, 지난 3월의 51.9보다 낮아졌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51.5보다도 저조한 실적이었다.

이 지수는 올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 앉았다. 특히 수출 주문이 지난 2009년 5월 이후 거의 3년만에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다만 기준치인 지수 50선은 넘어 아직까지 경기 후퇴까지는 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마킷의 데이빗 노블 최고경영자(CEO)는 "제조업 경제 활동이 둔화됐는데, 이는 미국과 아시아 등지에서의 신규주문이 감소한 탓이 컸다"며 "지속적인 유로존의 문제와 부진한 소비자 경기 기대감 등이 어우러져 향후 지속적인 성장 둔화 위험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 美 제조업 호조..민간건설도 회복세

미국의 4월중 제조업 경기가 예상보다 호조를 보였다. 신규주문과 제품 가격, 고용 등이 일제히 호조를 보인 덕이었다. 최근 주춤거리던 제조업 경기 회복세에 다시 힘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전미 공급관리자협회(ISM)는 지난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4.8로, 지난 3월의 53.4는 물론이고 시장에서 예상했던 53.0보다 호조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지수는 기준치인 50선을 넘어 여전히 경기 확장세를 유지했고 그 속도도 다소 빨라진 것으로 풀이된다. 또 작년 6월 이후 10개월만에 최고치였다.

세부항목별로는 신규주문지수가 58.2로 3월의 54.5보다 높아졌고 고용지수는 56.1에서 57.3으로 더 높아졌다. 제품 가격지수도 61.0을 기록해 시장 예상치인 59.0을 넘었고 앞선 3월과 같았다. 신규주문지수는 지난해 4월 이후 1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고, 고용지수는 6월 이후 10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또 미 상무부는 3월중 건설지출이 전월대비 0.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0.5% 증가에는 못미친 것이지만, 앞선 2월의 1.4% 감소에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민간부문의 건설지출은 전월대비 0.7% 증가했다. 올들어 가장 높은 증가율이었다. 특히 민간부문의 주거용 건설지출은 0.7% 올라 작년 11월 이후 넉 달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 美, 4월 車판매도 호조..현대·기아차 `선전`

미국 자동차 판매가 지난달에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판매 성장세는 다소 꺾였다. 현대와 기아차는 4월 실적으로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선전했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4월중 미국에서 총 6만2264대를 판매해 전년동월대비 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4월 판매 실적으로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아차도 4만7550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상 최고의 4월 실적을 냈다.

미국 자동차업계 `빅3`는 희비가 엇갈렸다. 1위 업체인 GM은 지난 4월에 미국에서 총 21만3387대의 자동차를 팔아 전년동월대비 8.2%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다만 이는 9%를 점쳤던 시장 예상치보다는 좋은 편이었다. 2위인 포드자동차는 18만350대의 자동차를 팔았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전년동월대비 5% 감소한 수준이었다. 전월에 비해서도 19%나 줄었다. 다만 전년동월대비 감소율은 시장 예상치인 5.7%보다는 적었다. 3위 업체인 크라이슬러는 지난달 14만1165대의 자동차를 팔아 1년전 같은 달에 비해 20%의 성장세를 보였다. 시장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인 16% 증가를 웃돌았다.

한편 미국 시장 전체적으로는 4월에도 전년동월대비 증가세를 이어갔다. 향후 전망도 밝은 편이다. 실제 GM은 올해 미국시장의 전체 자동차 판매량 전망치를 종전보다 50만대 상향 조정해 1400만~1450만대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금융위기 전인 지난 2007년의 1400만대를 웃도는 성적이다.

◇ "지배구조 바꿔라"..월마트에 주주들 `칼`

멕시코에서 뇌물 스캔들을 일으킨 월마트의 지배구조에 대해 기관투자가들이 칼을 빼들기 시작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월마트 주식 470만주를 보유하고 있는 뉴욕시연금펀드가 다음달 1일에 있을 월마트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이사 5명에 대해 반대표를 던지기로 했다. 반대표를 받게 되는 이사는 투자은행인 윌리엄스캐피탈그룹의 최고경영자(CEO)이기도 한 크리스토퍼 J. 윌리엄스, 매리엇인터내셔널 CEO인 안 M. 소랜슨, S. 로빈슨 월튼 이사회 의장 등이다.

다른 주주들이 이 연금펀드의 반대표 행사에 동참할지 알 수 없지만, 뉴욕시연금펀드의 반대표로 월마트 이사들은 불안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또 이같은 반대표가 다수가 되지 못하더라도 회사측에는 무시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 어떻게 대처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욕시연금펀드 관계자들은 "그동안 월마트에 대해 법적이고 규제적인 관행들을 잘 지켜달라는 요구를 강화해왔지만, 이런 요구가 성공적이지 않았던 만큼 이사들에 대해 반대표를 던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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