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9시30분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영결식에는 살을 에는 듯한 추위를 뚫고 찾아온 조문객 600여명이 참석했다.
영결식장에는 국화와 함께 박 명예회장이 평소 좋아했던 토종란이 장식됐다. 영정 아래에는 고인이 그동안 받은 충무무공훈장 등 각종 훈장이 차례로 늘어섰다.
정준양 포스코(005490) 회장, 조정래 작가,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이 차례로 조사를, 박준규 전 국회의장이 추도사를 낭독했다. 또 가수 장사익이 조가를 불렀다.
정준양 회장은 다소 떨리는 목소리로 "유에서 무를 만드는 창조의 길을 걸었던 당신의 삶은 늘 우리 시대의 구심점이었다"고 고인을 회고하면서 "당신은 포스코의 영원한 `우리 회장님`"이라고 칭송했다.
박 명예회장 위인전을 집필한 바 있는 조정래 작가는 "당신의 삶은 소설로 쓰면 명작, 음악으로 만들면 명곡, 그림으로 그리면 명화가 될 것"이라고 말 한 후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생전에 추운 것을 무척이나 싫어하셨는데 영하 10도의 엄동설한에 떠나시다니…"라며 결국 눈물을 쏟았다.
조사와 추도사에 이어 박 명예회장의 생전 영상이 모니터에 등장하자 곳곳에서는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영상에는 제철소 건설 현장을 누비는 박 명예회장의 모습이 비춰져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이에 앞서 오전 7시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열린 발인 예배에는 200여명이 참석해 새벽부터 인근 교통이 마비되기도 했다. 운구차가 들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는 임직원과 시민 1500여명이 모여들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박 명예회장은 영결식을 마친 후 오전 11시20분께 국립현충원 제17 묘역에 안장됐다. 1960년대 그에게 제철소 건설 임무를 맡겼던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인근이다. 한 평생을 제철보국에 쏟은 철강왕은 그렇게 우리 곁을 떠났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한용운 시인의 시 `님의 침묵`을 인용하며 "아아, 님은 갔지만 우리는 님을 보내지 아니 하였습니다"고 울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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