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피용익 특파원] 뉴욕 증시가 26일(현지시간) 오전 거래에서 소폭 상승세를 나타냈다. 다만 상승폭은 제한됐다. 중국의 긴축 정책 선회에 대한 우려가 다시 높아진 점이 악재로 작용하며 기업 실적과 소비심리 개선 호재를 희석시켰다.
오전 11시10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33.26포인트(0.33%) 상승한 1만230.12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99포인트(0.14%) 오른 2213.79를,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0.70포인트(0.06%) 뛴 1097.48을 각각 기록중이다.
이날 뉴욕 증시는 하락세로 출발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공상은행 등 일부 은행에 대해 지급준비율 추가 인상을 지시했다는 소식이 긴축 우려를 불러 일으키며 매도세를 촉발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가 일본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점도 글로벌 성장세 위축에 대한 우려를 높였다.
아울러 미국의 주요 도시 주택 가격이 6개월 연속 상승했지만, 예상치에 미치지 못한 점도 주가 하락세를 지지하는 요인이 됐다.
다만 전일 애플에 이어 이날 듀폰, 트래블러스 등 기업들의 4분기 실적 개선이 속속 발표되면서 장 초반부터 매수세가 강하게 맞서며 낙폭을 제한했다.
이어 발표된 소비자신뢰지수가 3개월 연속 상승하며 16개월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자 주요 지수는 일제히 반등에 성공했다.
전미유통연합(NRF)가 올해 미국의 유통업체 매출이 2.5%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한 점도 소비 개선에 따른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중국발 악재와 주택 시장 부진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면서 불안한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이 시간 현재 다우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 가운데 16개가 상승한 반면 14개가 하락했다.
◇ 실적 발표 기업 주가 엇갈려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의 주가는 엇갈렸다. 애플은 지난 분기 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50% 증가한 효과로 1.83% 올랐다. 보험사 트래블러스는 상장 후 최대 이익을 달성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3.46% 뛰었다.
반면 화학업체인 듀폰은 월가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에도 불구하고 0.49% 하락했고, 버라이즌과 존슨앤존슨(J&J)은 2.35%, 0.92% 떨어졌다.
유통업체들은 소비심리 개선 소식을 호재로 반영하며 나란히 오름세를 나타냈다. 리미티드브랜즈가 4.30% 상승했고, 타겟은 2.42% 올랐다. 홈디포, 로우스 등도 강세를 보였다.
한편 중국의 긴축 우려로 인해 국제 유가를 비롯한 상품 가격이 하락하면서 셰브론이 0.40% 떨어지는 등 주요 에너지주가 약세를 나타냈다.
◇ 소비심리 16개월 최고
미국의 경제가 회복세를 나타냄에 따라 미국인들의 소비심리가 16개월 최고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컨퍼런스보드에 따르면, 1월 소비자신뢰지수가 55.9를 기록하며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는 전월 수정치인 53.6보다 2.3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지난 2008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시장의 예상치도 웃돌았다. 블룸버그가 실시한 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당초 전월 발표치였던 52.9보다 소폭 상승한 53.5를 점쳤다.
◇ 주요도시 집값 6개월째 상승
미국의 20개 주요 도시의 집값이 6개월 연속 상승세를 지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S&P-케이스쉴러는 지난해 11월 주택가격지수가 전월대비 0.2% 상승(계절조정)한 146.28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주요 도시의 집값은 지난해 6월부터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년동기 대비로는 5.3% 하락해 2년만에 가장 작은 낙폭을 나타냈다.
다만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에는 미치지 못한 결과다. 블룸버그가 실시한 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케이스쉴러 지수가 전년동기 대비 5% 하락하는 데 그쳤을 것으로 기대했다.